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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19년

1908 - 후곡여울/ 낚이거나 낚였거나

by *로빈* 2019. 6. 3.

토요일 저녁 집안 행사로 인해 별다른 일 없이 지내다

오후에 운동할겸  근처 공원에 오르니

빠알간 잉글랜드 포피가 만개 했다.

양귀비를 무척 닮은꽃 붉은색과 더불어 화려함을 뽐낸다.

 

그옆 앙증 맞지만 작은 꼬마장미가

작은 자태에도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데 톡이 사진과 더불어 날아온다.

돌어항 만 봐도 어디인지 알수 있는 그곳

드디어 터졌구나!

내일은 무조건 이곳이다.

 

소문이 소문으로 이어져 원래는 베가와 단둘이 조행하기로 했는데

선수가 4명으로 늘었다.

동이 트기 무섭게 도착한 베가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벌써 입수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많이 잡는다 했는데 과연 보상이 이뤄질까?

 

남한강 누치 손맛 원없이 보기를 기대하며

서둘러 나도 따라 입수했는데

날씨도 풍광도 조용한 상황까지 모두가 좋은데

정작 가장 중요한 입질이 없다.

그것도 아예 없다. 생명체의 존재가 느껴지지를 않는다.

 

은근과 끈기를 갖고 해가 산꼭대기까지 떠오르는 시간까지

휘두르지만 위에 혼자 계신 플라이 낚시꾼과 같이

한마리도 낚지를 못한다.

가리가 끝난줄로 알았는데 왜 이리 입질이 없나?

어제 하루가 잠깐 휴식을 취하러 왔고

다시 또 연애하러 간것 같다.

 

와중에 제일 늦게온 이친구가 한마리 걸었다.

그다음 예고는 대박 뒷날 쪽박이라고 했는데

말이 씨가 되었는지

오늘은 예고가 맞아 떨어지는 불운이 겹친다. 

제일 늦게 와서 제일 먼저 낚는다.

 

추성이 없는 튼실한 대멍이다 .

저 버프와 썬그라스 너머로 웃음이 보인다. 좋겠다.

 

입수한지 5시간이 지나서 바깥쪽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그곳에서 드디어 입질을 받은 베가

사진을 어떻게 찍으면 이렇게 찍나

분명 같은 폰으로 찍은건데 화질도 구도도 영 마음에 안든다.

사진은 이래 찍는데 고기는 어찌 낚은건지 찍은이에게 다음에 물어봐야 겠다.ㅋㅋ

 

오랜시간 힘들게 낚시했지만

대멍 한마리로 모든것을 보상받은듯한 베가 너도 좋겠다.

 

넷이서 오전 내내 아니 새벽부터 해가 산꼴대기 올라올때까지 2수 낚았다.

나는 오늘도 꽈 ~~~ 앙 올해도 어김없이 남한강에서 꽝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입질 한번 못 받았지만 느낌은 분명 예년과는 다르다.

남한강이 올해는 예년 처럼 돌아올것으로 확신한다.

 

오늘도 결국 어복 황제에게 낚였다.

옆에서 대물 잡는거 구경이나 하는게 훨씬 낫다.

꼭두 새벽 출발해서 왕복 3시간여를 운전해서

빈손으로 집에 돌아오니 주말 쌓였던 스트레스를 푼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쌓인다.

오늘 월요일이 아주 피곤하다.

누치를 낚으러 갔는데 결과는 낚였다.

그래도 무더위를 날려준 차고 깨끗한 강물과

좋은공기에 햇볕에 푸른 산과 청량한 하늘 본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