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로 인해 한동안 출조를 못한적은 있지만
자연의 조화로 인해
이렇게 오랫동안 출조를 못한것은 처음 인것 같다
근 두달 동안 체력 훈련하며 출조할날 손꼽아 기다리면서
서울 하늘 저녁 노을 바라보며 가을이 온것을 실감하고 있던중
드디어 그날이 왔다. 9월19일 토요일 근 두달 만에
한껏 부푼 기대감을 갖고 시원하게 달려본다.
생각지도 못한 긴 장마와 더불어 큰 강우로 인해
남한강 방류량이 수천톤을 넘기기를 며칠
과연 남한강은 이 위기를 어떻게 받아 냈는지 궁금했다.
꾼들이 어찌 손맛을 참았을까?
이미 부론의 여울에는 두자리수 이상의 조사가 입수 해 있다.
아래 원수골에도 많은 차량이 보이는것을 보면
그곳도 이미 만원인것 같다.
다행히 원수골로 들어가는 길은 차량이 들어 갈수 있는것 같다.
여울가 까지 차량 접근이 가능했던 부론은
입구 초입에 커다란 웅덩이로 인해
사륜 차량이 아니면 절대 출입이 안된다.
늦은시간 옆자리에 끼어 두어시간을 흔들어 봤지만
생명체의 느낌을 전혀 못받았다.
옆에 같이 서서 악전 고투하던 베가는 그래도 와중에 입질을 받아낸다.
맨 안쪽 두 조사분이 연신 걸어낸다.
구경만하다 다른곳으로 가보기로 결정 여울을 빠져 나온다.
벼가 고개를 숙였지만 아직 추수전
용케도 비 바람을 견뎌낸 벼와 이를 지켜낸 농부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후곡으로 올라왔다.
이곳도 흐린 물빛과 함께 바닥에 쌓인 진흙과 모래가
입수 하자마자 좋지 않은 예감이 든다.
차들이 들어 왔던 여울가가
깊은 상처를 입은체 허연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그나마 이곳에서는 딱한번 입질을 받아
꽝을 면하겠다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고 있던중 털려 버리고
이곳에서도 베가는 또 입질을 받아냈다.
결국 두달여 만의 출조는 꽝 출조로 끝냈다.
일주일이 지난 9월26일
오늘은 또다른 출조지 내 스타일에 딱 맞는 강천
도착해서 바라본 강천 입구의 모습은 처참했다.
수많았던 수풀은 온데 간데 없고
차가 주차 할 수 있었던 다리 양안은 깊이 패어 버렸다.
자전거 도로도 중간이 끊어져 버려 임시로 길을 이어 놓았다.
여울로 들어가는 길목의 수풀은 아예 없어졌다.
이곳 수점천에도 어마어마한 수량이 하천을 덮친것이 확인된다.
나름 일찍 온다고 했음에도 건너편 정산리에는 벌써 5분이 입수해 있다.
아직 여명이 남아있는 강천
연무가 살짝 끼인 후곡 쪽 상류
오늘 같이 출조한 미산이 입수 해 먼저 자리를 잡고
두어시간을 끈질기게 챔질을 했지만
건너편 정산리는 곧잘 입질을 받는데
이곳은 입질 조차 없다.
아직 물빛도 40프로 정도 밖에 회복이 안되었고
강천의 바닥도 모래와 진흙이 쌓여 덮어져 예전의 물살 빠른 강천이 아니다.
오히려 잉어가 나올 듯한 지형으로 바뀌어 버린것 같다.
안쪽 빠른 물살에 서서 썰망을 깔고 연신 챔질만하고 있다 보니
피로도도 강하게 느껴지고 입질조차 없어 무료함 마저 생겨
그동안 나에게는 꽝을 선사하지 않았던 강천에서 꽝을 기록하나
하고 의구심이 들 무렵 두어시간만에 첫 입질
10여년을 잘 사용했던 카리스마 웨이더를 보내고
새로 영입한 디엔케이 웨이더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순간이다.
웨이더의 착용기는 조금더 사용후에 올려볼 생각이다.
비었던 돌어항에 드디어 첫수를 채운다.
다시 침묵후 30여분이 지난후에 썰망을 보충하고 내려 놓자마자
엄청난 괴력의 입질을 썰망 바로 앞에서 받아낸다.
연신 풀려 나가는 줄과 엄청난 힘으로 버티는 녀석을 제압코자
200여 미터 여울 아래까지 내려왔다.
알아서 소로 들어가 역시 잉어로 구나 하고 7자 혹은 8자 ?
기대감이 엄청 컸다.
그런데 결국은 등지느러미에 걸린 7자 급 누치
그렇지만 어깨가 뻐근할 정도의 랜딩에 엄청 기분이 좋은것 같다.
줄자가 없어 견지대로 측정
이제 두마리 입성
옆에서 구경만 하던 미산이 입질을 받았으나 줄이 터지며 털린후
릴 견지로 교체하고 나서 바로 설망앞에서 입질을 받는다.
예전 남한강의 누치는 이맘때
살이 완전히 붙어있어 체격도 좋고 체력도 좋아
손맛이 가장 극대화 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누치는 우리가 코로나를 겪듯이
엄청난 자연 재해의 후유증으로 인해 서인지
기럭지는 좋으나 체격이 올라 있지 않아 있다.
좀더 체력을 비축할 시간이 필요 한것 같다.
이제 세마리 입성
맑은 가을 하늘이 눈에 들어 온다.
하늘은 맑으나 강은 그러하지 못하다.
강의 물빛이 태양에 반사되어 銀
그래도 오늘은 남한강이 손맛을 선사했다.
황량해진 강과 수풀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것이지만
우리보다 자연은 스스로의 치유 능력이 더있기에
참으며 기다리면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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