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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20년

2017- 즐거움이 하나만은 아니다 - 후곡

by *로빈* 2020. 10. 19.

낚시를 알지 못하고 집에만 있었다면

보지 못했을 안개길

아무때나 이런 장면이 있는것이 아니고 늦가을

기온이 조금씩 내려가는 시기에만 볼수 있는 풍경이다.

오늘 강가의 외기 온도는 섭씨 4도

 

조행을 셋이서 하기로 하였고

분명 내가 제일 나중에 도착을 했는데

여울속에 두사람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다.

 

돌어항이 비어있다.

수량이 조금 늘었는지 어항이 찰랑 찰랑해 보인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후곡의 여울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나서야

 

바람이 살포시 안개를 밀어내니

그때서야 두사람이 보인다.

 

추울것 같은 기온이지만 여리고 포근한 후곡의 물살에

살포시 수장대를 세운다.

 

안개와 물살이 자아내는 풍경에 취해 낚시는 뒷전이고

주변의 풍경에 자꾸 눈길이 간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장면 보기 힘들어 질것이기에

조금 영상으로나마 담아 본다.

 

약간의 추위에 조사는 두툼한 파카를 꺼내 입었다.

꽉잡은 손끝과 표정이 추위를 읽어준다.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서서히 강심의 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여울가 커다란 돌덩이에는 수달의 흔적으로 보이는 배설물이 올려져 있다.

 

여울이 내리 치는 그 끝에는 조사가 오늘의

기쁨을 안겨줄 누치의 입질을 기다리고 서있다.

 

그러나 오전내내 입질은 없고

강에 깔려진 푸른 잔디 청태만이 여러번 걸려든다.

 

태양은 또 떠 오르고 빛의 강한기운이

온도를 올리자 안개는 거짓말 같이 사라진다.

건너편 산 등성이도 조금씩 가을의 색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수평선 너머 보이는 저 끝자락까지

찰랑이는 물길을 따라 달려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후곡의 조사들에게 떠밀린 조사는 윗여울까지

올라가는 수고로움을 감당해서라도 낚시를 즐긴다.

돌어항은 아직도 수배중

 

누치 먹이주느라

정작 조사들의 배는 채우지 못했다.

입질도 없으니 한술 뜨고 들어가자

가을 억새의 노래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 노래가 끝나면 올해 시즌도 끝날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내려와 보니

가을 아니 겨울의 진객 큰고니가 가족들과 유영하고 있다.

어린자녀를 벌써 낳았는지 어미 두녀석은 하얗고

나머지 네녀석은 갈색을 띄고 있다.

 

먹이 활동하는 모습

물을 박차고 뛰어올라 눈앞에서 날아오르는 모습

오히려 이 사진을 찍는것이 오늘의 최고점 일텐데

눈으로만 목격하고 끝냈다.

 

수온도 오르고 주변의 기온도 조금씩 더워짐을 느끼는시간

 

의지의 조사들은 설망을 주무르며

집중력을 더 해간다.

 

9시30분경 베가는 이미 한수를 올렸다.

기다림의 시간

지난주 후곡에서의 교훈을 바탕으로

열심히 설망을 짜주니 드디어 한녀석이 입질을 해준다.

 

바닥에서 줍줍 등질을 해댄 누치 꺼내기 어렵다.

 

입질 받기가 어려워 그렇지

받으면 어마 어마한 대멍이 반겨준다.

 

어항에 드디어 체포

 

두어시간후 다시 줍줍

이녀석도 등질

 

똑 같은 녀석

 

미산은 먼저 떠나고

5시가 넘어서 까지 집중

그러나 오늘은 여기까지

누치 손맛보다 풍경을 더 즐겼던 하루

낚시에 이어 자연을 벗삼았던 하루가 더 즐겁다.

 

손맛 보았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갈시간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코로나 시국이지만

여행을 가는 사람은 많은것 같다.

국도로 갔다가 고속도로로 다시 국도 다시 고속도로

다음부터는 그냥 직진이다.

제일 짜증나며 힘든 귀갓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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