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에 비하면 조금 늦은 올해 첫 출조길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고 신호탄을 쏘는 정도의 연례행사 같은 일
응달진 절벽에도 이미 벚꽃이 피어 있다.
언제나 마음의 안식을 주는 푸근함이 있어 내가 좋아하는 여울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하는 강을 건널 수 있는 임시 길
이 마저도 얼마나 갈지 모른다.
여울을 보존하는 것을 위해서는 없어져야 할 길이지만
펜션을 운영하는 마을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있어야 할 길
겨우내 이곳도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길 양옆을 포크레인으로 파놓아
차량이 넘나 들지 못하게 작업을 해 놓았다.
먼저 온다던 꾼이 늦잠을 잤다는 연락에 먼저 입수해 자리를 잡아 본다.
해가 좌측에서 우측으로 넘어오는 시간까지 기다려 본다.
해가 비치면 수온이 조금 오르면 하고 첫 출조 같지 않은 기대를 해보지만
꾼의 기대만큼 그 녀석들은 아직도 긴 잠을 자고 있는 듯하다.
절벽에 가려졌던 해가 이제 여울을 비춘다.
지금은 집중해야 할 시간
25-30미터 지점 여울이 휘돌아 서는 곳에서 분명 대물이 놀고 있을 듯한데
오리와 가마우지만이 자맥질하며 논다.
대물 조사가 직감을 한 것 같다. 있는 거 다 풀어 보자
무한 깻묵 세일을 해봐도 입질은 전무하다.
봄의 따사로움과 오후 세찬 바람을 맞으며 조금 더를 외치면
결국 셋이 앉아 라면 한 그릇 먹고 돌아왔다.
올해 시조도 이렇게 자연의 호사로움만 느끼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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