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조행 이후 40여 일이 지났다.
그동안 긴 장마로 인해 여울에는 갈 엄두도 못내다.
집 근처에서 운동하며 이렇게 한여름임을 알리는 무궁화꽃도 보고
입추가 지나더니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대추가 영글고 있었다.
하지만 긴 휴식기간 동안 나에게는 첫째를 얻은이후 30여 년이 지나 드디어 3세가 찾아왔다.
자식과는 또 다르게 생명의 존귀함을 느끼게 해준 귀여운 녀석
발가락이 나를 닮았다. 똑똑하고 건강하게 세상에 이름을 알리라고 기원해 본다.
긴 장마 이후 무지막지한 폭염이 또 출조를 막는다.
너무도 오래 휴식한지라 새벽 일찍 일어나 오전만 해보기로 하고 떠나본다.
출조를 하고 채비를 정리한 시간의 기온이 37도 무지막지하다.
4시간여 정도의 짬낚시지만 등에는 땀띠 날정도로 땀이 났다.
혼자 떠나는길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좋다.
원래 부론으로 가려 했으나 나름 일찍 온다고 했는데 차량이 여러 대 패스하고
혼자 즐길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중
농부가 벌써 깨를 수확해 길에 말리고 있다.
기온은 한낮에 40도 가까이 육박하지만 진짜 가을이 오긴 온 것 같다.
장마철 대비를 철저히 했던것 같다.
강천의 입구가 깊게 준설 되어 흐름이 좋게 만들어져 있다.
물골이 바뀐 지형에서 첫 자리 선정이 매우 중요해 신중히 수장대를 설치해본다.
그러나 기온과 수온차이가 큰지 바닥에는 온통 청태밭이다.
그래도 혼자이기에 주특기 썰망 바닥낚시를 오랜만에 시도해 본다.
그러나 동이 터오르고 건너편 산 정상에 고압철탑에 해가 걸릴 때까지 한 시간여를 흔들었지만
생명체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는다.
정산리에도 아무도 없고
아침에 차량이 서있던 부론에도 조과가 없는지 아무도 없다.
결국은 다시 이자리로 들어서 본다.
돌어항에 한마리가 들어 있는데 마침 한 조사분이 입질을 받아 랜딩 중이다.
그래도 이곳은 누치의 움직임이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입수해본다.
이곳은 오늘 총 일곱 분의 조사가 있었다.
입수해서 3시간 동안 수많은 입질을 받았다.
두어 번은 설장까지 타서 바깥으로 나가려는 찰나에 헐렁
고기는 분명 있는데 확실히 물지를 않는다.
100톤대 초반의 방류량에 탁도는 40% 정도 회복되었으나
지금까지 10여 년 남한강을 다닌 이후로 수온이 따듯하게 느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게 3시간 동안 아쉬움만 남겼지만 옆의 조사분은 예닐곱 수를 계속해서 낚는다.
채비를 보니 가벼운 봉돌을 목줄에 4개 정도 달고 가볍고 빠르게 챔질을 하는데
생각보다 입질이 자주 들어오고 교통의 확률도 낮은 것 같다.
나도 채비를 가볍게 해 보고 15미터 정도에서 바닥에 안착하게 해 봤으나
시원치 않은 입질에 비늘만 몇 개 걸려 나온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한 상상이상의 가벼움을 시도해봐야 할 것 같아
채비가 수심에서 10cm 정도 떠 내려가게 추를 조정하고
얼마 되지 않아 드디어 입질을 받았다.
오른쪽 입술에 정확하게 후킹 6자 후반의 누치
이제야 하늘을 보게 된다. 더위에 느끼지 못한 청명한 하늘과 그사이 잠자리가 날아다닌다.
첫 입질을 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0미터도 안된 자리에 또다시 입질
이제는 손톱 밑이 아파 랜딩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늙은이가 되었지만
기분 좋게 강심으로 40여 미터를 치고 나간 누치를 꺼내 보니 등질을 한 녀석이 올라온다.
돌어항에 12수가 들어있다. 1/6의 지분이면 족하다
남한강의 누치가 예전에 비해 크기가 엄청 큰 녀석들만 나온다.
지금은 장마가 오랫동안 진행 되어서 그런지 몸 상태가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개체수도 현저하게 적은 것 같아 낚시한 이후에도 마음 한편이 씁쓸하다.
무더위에 힘들었지만 결과는 괜찮았다.
그러면 되었다. 집으로 가자 손주 녀석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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