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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들 여행기

소요산 - 나리공원

by *로빈* 2017. 10. 23.

10월22일 일요일

 

등산을 싫어하는 남편덕에 남들은 10월이면 단풍놀이도 간다고하는데

같이 단풍놀이 한번 못가본것이 못내 아쉬워 하는것 같아

인근 산 중에서 단풍이 아름답다는 소요산에 갈생각으로 이른아침 출발

8시30분경 소요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서둘러 나와 그런지 아직은 한산하다.

 

소요산

 87년 회사에 입사하여 그해 회사 야유회를 이곳으로 왔던것이 기억나니

아마도 30년만에 다시 소요산을 오르려는것이다.

 

등산지도를 보니

1코스 5.7km 자재암까지 1시간30분

2코스 6.5km 칼바위에서 선녀탕쪽으로 질러내려오는길 2시간

3코스 7.0  최고봉인 의상대에 올라 구절터쪽으로 내려오는길 3시간

4코스  8.1km 상백운대 나한대 의상대 에서 공주봉까지 4개봉 완봉후

구절터쪽으로 내려오는길 4시간
6개월여 걷는 운동을 꾸준히 해왔으나 아내와 함께 동행했고

나자신도 저질 하체에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아

2코스 정도 까지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등정을 시작한다.

 

알고보니 소요산에는 원효대사의 흔적이 이곳저곳에 남아있다.

원효대사의 숨결이 머문곳이라는 소요산

 

소요산 입장료 인당 1000원

 

아스팔트길을 따라 따라올라가니 초입에는 푸르른 나무였는데

 

얼마 오르지  않았음에도 단풍보러 오셨죠? 하는 인사를 이내 해준다.

 

일주문을 지나

 

자재암 경내도를 보며 경내배치를 확인하고

역사를 살펴보니 654년(무열왕 1)원효(元曉)대사가 창건한것으로 되어있다. 

일주문을 지나 처음 만나는곳이 원효굴이다 좌측의 작은물내림이 원효폭포라고 한다.

 

소요산 등산 종합 안내도를 보며 다시금 전의를 불태워본다.

상백운대 칼바위능선지나 나한대 의상대 공주봉까지 모두 등정해보기를 꿈꾸며

 

등산안내도를 보고 좌로 돌아보니 바로 계단이 보인다. 이름하여 108계단

중생들의 번뇌를 모두 버리라고 이런 계단을 만든것인지.....

 

처음 계단을 오르며 거친 숨을 들이내 쉬고 땀을 내며 올라오면 바로 해탈문이 기다린다.

오늘 나는 소요산에서 해탈의 경지를 바로 맛보았다.

 

해탈문을 지나면 원효대사가 심신을 달래며 좌정하고 수도하던 장소 원효대가 보인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산정 아마도 공주봉같다.

 

자재암으로 가는길 이곳은 더 긴 계단이 방문자를 반기고 있다.

 

가쁜숨을 두어번 몰아쉬고서야 자재암 경내로 올라올수 있었다.

부처님 뵙기가 그리 쉬운게 아닌가 보다.

 

자재암은 좁은 바위 계곡사이에 자리를 잡아 규모면에서는 그리 크지않다.

대웅전도 여타 다른 사찰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이다.

대웅전옆 바위밑에 수많은 불상을 모셔 놓은 나한전

 

나한전 옆에는 茶의 달인으로 불렸던 원효대사가 만들었다는 원효샘에서 석간수가 흘러나온다.

 

자재암 제일 높은곳에 자리잡은 삼성각

 

그곳에서 보니 의상대가 보인다.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당신을 보러 가고 있다.

 

소요산아래로 굽어보이는 자재암

 

자재암앞에 폭포하나가 떨어져 내리는데 아마도 이곳이 청량폭포인것 같다.

지금은 갈수기라 물이 얼마 흘러내리지않았는데 지금은 출입이 금지되었지만

떨어지는 폭포아래를 보다 문득 50년전 한여름 부친과 이곳에 와서 솥단지하나 얹어

소위 천렵을 즐긴것 같은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 폭포가 엄청 커보였는데 지금은 너무 작아보인다.

 

이제 본격적으로 하백운대를 향하여 등산을 시작한다.

 

사람마음 참 간사하다. 한눈에 보기에도 어마어마하게 긴 계단이 눈에 들어오자

다시 내려갈까? 하는 갈등이 생긴다. 저걸 언제 다 올라가나?

 

예전 등산로와 새로 만든 계단이 공존한다.

구길은 흔적만 보이고 이제는 등산로로 쓰이지 않는다.

다소 위험할지는 몰라도 힘은 계단보다는 통나무길을 만들어 놓은 옛길이 덜 들듯하다.

 

하백운대로 올라오자 나무사이로 소요산 입구와 동두천 시가지가 살짝보인다.

 

하백운대(440m)에 오르니 지난번 불곡산 임꺽정 봉에서 들리던 목소리가 들린다.

아이스케키! 이곳에서도 목마른 자를 위해 하드를 팔고있다.

이곳부터 능선이 시작되니 바람이 불어온다.

등을 적신땀이 바로 식어 오히려 춥다.

하드 장사분 조금 아래로 내려가 계단에서 파시면 매출이 좀더 오를거에요

 

능선을 따라 중백운대로 올라가기에 이제 길이 쉬워지나보다 생각했다.

고생끝 행복시작!

 

건너편에 나한대와 의상대가 다 보인다.

전투의지가 곧바로 생긴다. 되돌아가려던 생각이 싹 없어지고

오직 전진만이 살길이라 생각한다.

 

중백운대(510m에 다다랐다.

 

그런데 이곳에 빨간 우체통 같은것이 있다.

아마 느림 우체통이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활용치 않고 잠겨있다.

 

이제 오늘 첫번째 관문인 상백운대를 향해 가는길  길이 다소 오르막길로 바뀐다.

 

드디어 상백운대 (560m)에 도착했다.

기쁘다! 이곳까지 온것만해도 잘했다. 스스로를 독려한다.

등산이 이런 성취욕때문에 점점 매료되는것 같다.

 

이제 칼바위 능선을 따라 나한대로 가면된다.

그런데 정상부근이 암반지대로 구성되어있는지 길이 아니라 온통 바위로 바닥이 구성되있다.

자칫 낙상사고 나면 바로 골절은 기본일것 같다.

 

힘들지만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잠시 딴생각하다 발이라도 잘못 디딜경우 바로 염좌가 생길것이다.

어제 낚시가서 메기잡은게 오늘 액땜을 미리한것 같다.

삔 왼손은 하나도 안아프고 이제 나무와 돌을 잡고 자세 잡기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칼바위 안내도 조금이 아닌 아주로 문구를 바꿔야 될것 같다.

 

날카롭게 서있는 편마암 세로로 자르면 금방이라도 잘라질 기세다.

 

이런연유로 낙상사고가 많이 발생하였는지 우회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힘도 들고 긴장도 하며 500미터가 넘는 산정이라 기온도 다소 떨어져 있음에도

땀이 얼마나 흐르는지 머리에서 생긴 땀이 모자에 배어 챙끝이 마치 처마처럼

땀이 챙을 타고 뚝뚝 떨어진다.

 

이 어렵고 척박한 바위땅에서도 너는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오랜동안 환경을 극복하며 살고 있구나.

거북등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소나무 고목이 

오늘 처음 올라와본 녀석이 엄청 엄살을 떨고있네하며

쳐다보는것 같다.

 

위험하더라고 힘들더라도 목표가 분명하다면 가야한다.

나한대 너를 향해 나는 지금 가고 있다.

 

희비가 교차되는 구간

단풍을 보니 탄성이 계단을 보니 탄식이 나온다.

나한대가 마지막 테스트를 하는것 같다.

 

드디어 나한대(571m) 올랐다.

나한은 불교를 수행하여 해탈의 경지에 이른 수행자를 칭하는말인데

나한대 올라보니 그말이 수행이 아니더라도 등산을 하는 과정과도 매우 닮아있다.

아직 표정을 보니 견딜만 한듯

 

이제 소요산 최고봉인 의상대가 바로 코앞에 보인다.

너를 만나고 간다면 나는 오늘 열일 다한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쉽게 길을 내어줄리가 없다.

이곳은 오래전에 만들어진듯한 철길이 놓여있다.

가드레일 역할을하는 파이프는 수많은 등산객들의 의지하는 손길에의해

맨들맨들 반짝반짝 윤이 난다. 

 

드디어 주차장을 출발하고 자재암에서 공양드리고 중간 휴식취하고 했던 모든과정을 포함해

3시간30분만에 의상대(587m) 소요산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산정이 좁아 자일을 타고 올라와야 했고 사진을 찍으려면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정상석도 낮게 만들어 놓아 앉아서 찍을수 밖에 없는 구조

 

정상 바로 아래에 포인트에서 동두천을 바라보니 시내 전체가 조망된다.

 

정상정복을 마치고 이제 공주봉을 향해 가는길

올라올때는 힘이 들어 오로지 올라가겠다는 생각만하고 어려운 코스로 앞과 밑만보느라

주변을 볼 수가 없었는데 이제서야 주변이 보인다.

올라올땐 못보았네  아까 그 단풍

10월 말을 향해 가지만 아직은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고 있다.

 

자 공주님 만나러 공주봉을 향해가기전

오늘 같이 고생한 우리 공주님 사진좀 찍읍시다.

사람보다는 배경위주로 ㅋㅋ  얼굴도 가린 복면공주

 

나한대에서 찍은 사진보다 단풍나무아래에서의 표정이 훨씬 자연스럽다.

 

의상대에 오른후 능선을 따라 잠시 내려왔기에

공주봉에 오르려면 다시 또 오르막을 거쳐야 한다.

오늘 과연 몇계단이나 걸었을까?

저 높은곳을 향하여 마지막 발걸음을 옮긴다.

경사도도 급해 거의 기다시피 올라갈 상황

 

계단 정상에서 지나온 산봉우리 의상대 나한대 상백운대 중백운대 다 보인다.

산정 부근은 이제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고 있다.

 

계단 끝 바위에서 의상대를 배경으로 한컷

 

드디어 공주봉(526m)에 도달했다.

이곳이 동두천 쪽을 치우쳐져 있기에

동두천 시내 모두와 캠프케이지까지 모두 볼 수있고

저멀리 북한산 도봉산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공주봉 정상은 공사중이다 공주님이 출타중인것 같다.

 

공주봉을 지나쳐 이제 출발했던 주차장을 향해 일주문쪽으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등산로의 노란 낙엽이 오늘의 성공을 축하해주는 꽃다발 같다.

 

조금 걸어가는데 길이 좁고 등산안내도도 없고 길이 험하다.

이게 아닌것 같은데 하면서도 계속 전진해보니 뜬금없이 헬기장이 나온다.

얼른 핸드폰을 꺼내 위치를 확인해 보니 잘못든것이 확실하나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내려왔다.

 

이렇게 길이 그나마 정비된곳이면 다행인데

 

거의 맨 끝에 다다러서야 이런 보조 밧줄을 볼수있었고

그것도 이제 공사중인지 거리도 짧다.

경사도 또한 급격하고 바닥도 말라있는 상태고 낙엽까지 떨어져 상당히 미끄러워

 도저히 서서 내려갈 상황이 안된다.

내가 앞장서고 집사람은 아예 앉아서 내려온다.

 

올라올때는 힘만들었지만 이제는 힘도 들고 긴장도 되고 게다가 무릎통증까지 느끼며

힘들게 하산을 하게 되었다.

오늘 여러가지로 동행하며 힘들었을 가족 아마도 내일 아침은 일어나기 힘들것 같다.

 

집에와 도상연구해보니 마지막 공주봉코스에서 붉은선을 따라 구절터쪽으로 오른쪽으로

내려왔어야 했는데  그대로 직진을 해버려서 헬기장까지 가게 되었고

그곳은 등산객의 출입이 잦은 지역이 아니기에 소로길만 있었던것 같다.

실제로 내려가면서 만난사람은 단 3명 뿐이었다.

 

처음도전에 임무완수를하고 5시간만에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 하였다.

실제 거리는 그렇지 않을것 같지만 걸음수로 기록한 앱을 켜보니 22000여보에

16키로가 넘는 거리를 걸은것으로 집계 된다.

오늘 하루 고생한 나와 집사람에서 서로가 박수를 보낸다.

 

2시가 넘어 점심도 늦었고 몸보신도 해야겠기에 동두천 떡갈비 맛집 송월*으로 갔으나

그동안 건물도 신축했고 음식 가격도 만만치 않았는데

늦은시간임에도 1시간여의 웨이팅을 해야한단다.

 

대신 근처 보쌈집에서 보쌈정식먹고 스타**에 가 커피하잔하고 집으로 귀가한다.

 

집으로 귀가 도중

요즘 인터넷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나리공원에 잠시 들러보기로 하고 등산복장이라

격에는 맞지 않지만 눈이 즐거울거란 생각에 광사 ic를 빠져 나오자 마자

차량이 막혀 꼼짝못한다.

 

집에 돌아가면서 보니 들어오는쪽은 길에 그냥 그대로 서있는 정차상태고

공원쪽 길은 이중주차로 길옆에 줄줄이 그냥 주차했다.

 

알려진 만큼이나 바깥쪽은 차에 엉켜 있고 공원 안쪽은 사람에 엉켜있다.

 

상상했던 꽃밭이 아니다.

관람료도 무료이다 보니 인산인해인데

그런 방문객을 맞이하기위한 주차장도 화장실도

음식을 파는 상점도 난립한 상태로 제대로 된게 없다.

노지의 주차지역에 차량이 지나가니 먼지가 날리는데 그옆 푸드트럭에서는 먹거리를

팔고있다. 심지어 꽃밭 중간에 까지 오징어나 솜사탕을 판매하는 상인이 들어와 영업한다.

 

그래도 왔으니 사진한장 건저야 한다. 사람이 덜 붐비는 코키아 앞에서 한장

 

분홍억새 핑크뮬리에서 한장

꽃밭 고랑사이에 서서도 얼마든지 사진을 찍을수 있으나

굳이 억새사이로 들어가서 찍거나 뒷편의 커플처럼 마치 알을 품기라도 한듯

아예 새집처럼 둘러치고 찍는이들도 있다.

핑크뮬리 꽃밭은 여기 저기 짓밟아놔서 인생샷 찍기는 이미 늦은듯

올해 처음 알게된 천일홍인데 이제 자주본다

 

지난달 이곳에서 천일홍 축제를 한것으로 아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그때는 수많은 방문객을 어찌 맞이 했는지 궁금하다.

 

보라색만 있는것이 아니라 붉은색도 있고

 

연한 보라색도 있었는데

 

흰색도 있구나 생각하며 지나치려는순간 팻말에 오드리 화이트라 써있다.

 

아주흔한 3가지 하지마라!  건너지 마시오!  만지지 마시오! 들어가지 마시오!

 

꽃밭 여기저기 들어가지 마시오 표지가 있지만 무시하고 들어가 설자리를 만들어 놓아

팻말이든 밧줄이든 무용지물이 되었다.

 

좋은 콘텐츠를 개발했는데 인프라가 문제되어 질서는 찾아볼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다.

백일홍으로 꾸며진듯한 이 전망대 상단부에도 많은 사람이 공원 전체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상단부 전망대도 천일홍 꽃밭 전체도 찍기 싫었다.

왜냐하면 그것을 보고 다루는 사람들이 싫었기 때문이다.

분명 문제가 있는것을 이것을 주관한사람들은 알것이다.

입장료를 받더라도 올해가 지나면 주변 주차 인프라부터 개선하고

상인들도 허가를 내게하고 점포구성도 따로 해놓고

특히 식수시설이나 화장실등은 시급히 개선해야할것이다. 

혹시 늦게 라도 이곳을 꼭 가셔야 할분이 계시다면 이른 아침 7시-8시

동이 틀무렵에 방문해서 얼른 사진찍고 오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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