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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들 여행기

소백산 죽령 연화봉 코스 등산

by *로빈* 2018. 9. 17.

 

9월15-16일 단양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첫날은 소백산을 등산하고 다음날은 잔도길을 걷기로 했다.

그런데 날씨가 도움이 되지를 않는다.

적지 않은 가을비가 예보 되어있다.

 

중부고속도로를 달리고 중부내륙으로 와서 북단양까지 왔건만

비는 부슬부슬내린다.

천동, 어의곡 어디로 갈까? 주간 내내 생각하다.

초행의 산길에 비까지 오게되어 비교적 코스가 순탄하다는

죽령코스로 급전환  죽령 휴게소에 다다랐다.

재너머는 경북 풍기 이곳은 충북 단양이다. 

 

등산이 좋아진이후 처음으로 1000m가 넘는 고산을 도전하는 순간이다.

비로봉까지 가면 좋겠지만 기상도 그렇고

시간도 많이 지나 초행의 산객에게 소백산이 허락한다면

연화봉까지 도전해보기로 하고 들머리로 접어든다.

연화봉까지 정확히 7km 왕복 14km의 도전이다.

게다가 1000m가 넘는 고지는 대학교때 이후 처음이라

살짝 긴장도 된다.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죽령탐방지원센터를 지난다.

이곳은 주차장도 소백산입장도 모두 무료

 

소백산 천문대가 연화봉 근처에 있어 이곳의 코스는

차가 올라 다닐수 있도록 시멘트 도로가 만들어져 있고

한편에 등산객을 위해 야자매트가 깔려있다.

 

촉촉히 내리는 비사이로 물봉선이 우리를 반겨준다.

야생 상태의 꽃을 보는것이 즐겁다는것은

이제는 인생의 묘미를 조금씩 느낄줄 안다는 나이가 된것임을 알려준다. 

 

잣나무로 조성된 쉼터가 있으나

지금은 비가 많이 내린상태 산객을 위한 나무의자는 소용이 없다.

 

이제 1.5km를 올라왔다.

 

200여미터를 더 올라가니 마침 빗속에서도 편히 쉴수있는 정자가 나온다.

과일과 커피 한잔을 먹으며 당과 온기를 보충해본다.

 

10시20분경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했다.

연화봉까지는 아직 5km가 더 남았다.

시간이 된다면 제1연화봉까지는 가능할지 모르나

해지기 전까지 비로봉까지 오르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비는 계속 촉촉히 내린다.

시멘트 도로라 다리는 더 무리가 생긴다.

다리보다는 상체의 힘으로 걸으라는 말이 생각난다.

 

이제 딱 2km를 올랐다. 40분 정도 걸린것 같다.

 

두번째 눈에 띈 구절초 선명한 꽃술이 나를 보고 방긋 웃는다.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는 낙엽과 떨어진 도토리

 

바람고개 전망대인데 전망이 없다.

아마도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경상도 풍기가 보일것 같은데

지금은 구름속의 안개뿐이다.

 

투구꽃이 보인다.

이꽃을 본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소백산 가을에 투구꽃이 있었구나! 너무도 반갑고 예쁜녀석

 

아직은 웃을수 있는 기운이 있다.

비가 와서 바람막이를 입고 비를 맞으며 올라간다.

스틱도 아직은 사용하지 않았다.

 

무념무상 걷고 또 걷다보니 이곳이 어드메인지 모르나

기온이 떨어지며 바람과 구름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현위치 해발1297m라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1차 관문인 제2연화봉에 올랐다.

해발 1357m

 

백두대간의 척추 그 중심부에 내가 섰다.

 

아까 봤던 투구꽃을 찾아본다.

이제 좀 여유가 생긴것 같다.

마침 눈앞에 서있는 투구꽃 잘 보아야 예쁘다 . 너도 그렇다.

 

한여름이 지나 색이 좀 짙어진 마타리

 

앙증맞은 둥근 이질풀이 세찬 비바람에도 잘 견디고 피어있다.

 

비바람이 거세져 가던길을 돌아올라 제2연화봉 대피소로 올라갔다.

연화봉 안내판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

 

대피소내의 쉼터에도 앉을수 없을정도의 바람이분다.

 

심령사진인가? 아니다 코앞에 있는 강우레이더 관측소 건물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

 

대피소내에 있는 취사장은 평온하다.

날 좋은 시기에는 산객들로 북적이겠지만

오늘은 우리 일행이 전부다.

다행이 이런 공간을 지켜주시는 분들이 있어 오늘의 산행은 더욱 즐겁다.

 

올라갈때 못보았던 꽃이 내려가며 보인다.

군락을 이루어 핀 구절초

어디서 이 많은 구절초를 볼것인지

요즘은 지상어디를 가더라도 관상용으로 심어진 데이지가 판을 친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포기할까하다 이내 용기를 내본다.

우산을 받쳐든채 오르는 일행들 다행히 길이 시멘트 길에서 자갈길로 변해있다.

가자! 연화봉을 향해

 

다시 또 인사하는 투구꽃 아무리 보아도 신기하고  반갑다.

 

이곳이 실질적인 제2연화봉 전망대로 보인다.

계속되는 비와 바람에 시야는 점점더 좁아진다.

 

천문대로 향하는 길이라 곳곳에 행성을 만들어 천문이야기를 써놓았는데

이글은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오직 자연을 느끼기만 해도 충분하다.

 

보라색 꽃이 많다. 언듯보기에 투구꽃인줄 알았는데

용담이다. 너무도 반가운 꽃들

 

죽령 주차장 6.4km 연화봉이 이제 단 600m 남았다.

얼른 달려가고 싶은 욕구가 활활 솟아오른다.

 

구상나무도 아닌것 같고 그렇다고 주목도 아니고 혹시 가문비 나무인가?

아리송한 나무 어쨌든 이곳은 고산지대가 맞다.

 

소백산 천문대에 도달했다.

예전 대학다닐때 천문대는 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것으로 기억되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높은데 있지?하고 의문이 들었는데 1997년에 새로 지어진 천문대인것 같다.

 

천문대앞의 첨성대 모형의 탑도 희미하게 보이고

 

어느 지역에 있는지를 알수 있는

gps 상시 관측소도 만들어져 있다.

 

소백산 관측소 위에 드디어 행성 지구를 설명하는곳이 있다.

 

오늘 산행의 종착점이 보인다.

다음을 위해 어의곡 천동은 물론 희방사 코스도 눈여겨 본다.

5월 철쭉제에 오면 절경의 소백산이 우리를 맞을것 같다.

 

연화봉이 단 200m남았다.

이지역에는 마지막 화장실도 지어져 있다.

 

안개너머로 정상이 있으나 보이지는 않는다.

100m  달리기를 하는 주자 처럼 정상을 향해 전속력으로 뛰어가 본다.

 

드디어 하늘이 열렸다.

윗쪽으로 아무것도 보이지를 않는다.

돌계단 하나 하나 오를때 마다 심장이 요동친다.

 

드디어 연화봉 입성

 

꽃이 연이어 있지는 않으나

올라오면 본 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

 

1383m 소백산 표지석

 

시기에 따라 사람이 서면 그때 시각을 알수있는 해시계도 전망대에 만들어 놓았다.

 

힘든 시간임에도 남편의 안녕을 위해 같이 와준 가족에게도 감사하다.

 

이제 하산해야 할시간

비로봉으로 가는 길을 찍어본다.

또하나의 버킷리스트를 만드는 시간이다.

 

올라올때는 그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내려올때 비로소 야자 매트가 유용하다는것을 느꼈다.

딱딱한 시멘트는 무릎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 오름보다 내림이 더 중요한것을 느낀다.

 

온몸이 비인지 땀인지 모를것으로 젖어 들었다.

그러나 모자도 벗어 털어버리고 바람막이도 한번 툭툭 털고

비에 적은 머리를 손을 쓸어 올려 셀카를 찍는다.

분명 얼굴에는 만족감이 피어있다.

꽃도 피고 마음도 피고 사람도 피었다.

인연이 무엇인지 마지막 소중한 순간에 예전 직장의

부하직원을 이곳에서 만났다.

나도 그도 놀랐다.

 

출발한 죽렴 탐방지원센터에  5시간 30분만에 도착했다.

가족은 일행들과 뒤쳐져 이보다 30여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주차장에 먼저 도착해 주변을 돌아보니

 

아침에 이곳에 도착했을때 관광버스에서 한무리가 내려

이곳으로 내려가는것을 보았는데

이곳이 죽령을 따라 내려가 단양까지 갈수있는 트레킹 길의 시작점인것 같다.

소백산 자락길 길기도 꽤 길다.

 

죽령 주차장에는 약 30여대의 차량이 주차 할 수있는 공간이 있다.

 

최근 20개월동안 쉼없이 하루 1만보 가까이를 걸었다.

그러다 등산을 하거나 하면 아무래도 걸음수가 많아졌는데

오늘 새로운 기록을 세운다.

가을이 깊어지기 전에 단풍보러 소백산 이상의 도전을 해보면

30000보는 거뜬히 넘기는 도전을 또 할것 같다.

 

 

단양의 숙소로 돌아와 내일 돌아볼 잔도길과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를 찍어본다.

오늘 보다는 날이 좋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숙소에 도착해서 사우나에 가서 피곤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할곳을 찾아보니 시장근처까지는 택시등을 타고 가야 될것 같아

숙소 근처 음식점을 찾던중 바로 앞에도 떡갈비 집이 있으나

후기를 보고 조금 더 걸어서 찾아간 식당

자그만한 식당이나 반찬이 정갈하고 맛있고

여성분들은 떡갈비를 먹고 남자들은 삼겹살을 시켜 소주 한잔했는데

두 음식 모두 합격점이다.

마늘의 도시답게 마늘 장아찌와 마늘 샐러드가 풍미를 더한다.

 

 

 

저녁 먹고 숙소를 향해 돌아오는길 멋진 야경을 찍는다.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달처럼 빛나고 그밑의 상진대교의

불빛이 강에 비쳐진 반영과 더불어 더 멋지게 투영된다.

단양의 오늘은 건강을 확인한 기쁘고 즐거운날이다 . 숙소에 돌아온후

기억이 안날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