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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19년

1918 - 처음가도 반기는 향교여울

by *로빈* 2019. 8. 19.

새벽안개 헤치고 오늘도 달린다.

지난주 미련 조행 교훈으로 오늘 쉬려고 했지만

아침 기운이 선선한게 조금은 상황이 나아졌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어 일요일 또 다시 출조를 감행한다.

조용한 고속도로에는 안개가 끼어도 너무 끼어있다.

오늘도 무더위를 미리 예고한다.

 

감곡에 다다르자 거짓말 같이 하늘이 개인다.

오늘 조과를 보장해주는 신호가 되었으면 좋겠다.

 

달거니 해장국에 들러  혼상을 받았다.

안먹으니 더 먹고 싶어지는게 인지 상정

오랫만에 먹어서 인지 누린내가 낮설다.

 

오늘의 목적지는 여우섬이다.

유일하게 가장 수온이 낮아서 인지 그곳에서 누치가 나온단다.

핫플레이스는 항상 사람이 붐빈다.

혹시 조사가 많을지 몰라 목계쪽을 정찰해 보니 조사가 없다.

 

그러면 그렇지! 여우섬에 차량이 그득차 차돌리기도 쉽지 않다.

정찰해본데로 목계로 다시 왔다.

목계도 오늘로 5번째다

올초 마포5회 후곡도 5회 집중 방문했다.

조과는 그리 녹록치 않았지만 그래도 목계가 가장 좋았다.

올해 출조중 꽝도 5번 했는데 목계에서 꽝을 친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혼자 이기에 맘놓고 물살 쎈지역으로 들어가 보니

어제 비가 제법 왔는지 물색이 지난번 보다 더 흐리고 탁도가 2정도 밖에 안되

발목 정도 까지만 바닥이 보인다.

 열심히 흘렸는데 1시간 여 동안 입질 한번이 없다.

 

자리를 옮기기로 마음먹고 차에 올라탄다.

어디로 가는것을 미리 마음먹기 보다 의식의 흐름에

맡기고 그냥 가보기로 했다.

올해 가보지 않은 조정지로 올라가 본다.

50톤대의 조정지는 그냥 또랑이다.

흐름이 아주 미약하고 여울아래 수심이 50센티도 안되는것 같다.

조사가 많이 오지 않았는지 쓰레기도 엄청 쌓여있다.

보는이가 없으면 양심을 파는이도 많아진다.

소수력 발전소 건설에 따른 발전소 윤곽이 보이는데

아마도 조정지 여울도 발전소가 건설되면 사라질것 같다.

나오는길에보니 두분이 견지를 하고 계시던데 조과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다시 차에 다시 올라타 이곳으로 올라가본다.

올해 처음 가보는곳이다.

의외로 이곳은 조사들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무성하게 자란 풀이 들어가는 길을 훼방 놓는다

 

강의 시야가 가릴정도로 풀이며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있다.

 

내려가는길도 조사들이 많이 오지 않았는지

흔적으로만 겨우 길을 알수 있고

예전에 내려가던 길이 아니라 조금 우회해서 내려간다.

혼자라며는 적막감에 조금 겁이 나기도 하는곳이다.

 

내려와보니 수위가 엄청 줄어 돌어항도 두개나 있다.

목계의 돌어항은 고기가 담은 흔적이 조금 되었던것 같은데

향교의 돌어항은 비교적 깨끗하다.

누치가 가두어져 놀았다는 증거다.

 

입수해서 띄움견지를 하다가 물색이 많이 흐리지만

썰망견지를 시도했다.

향교의 여울은 안쪽으로 들어가면 방류량이 적더라도 물살이 아주 쎄기 때문이다.

다행히 30여분에 설망앞 4미터 지점에서 한녀석이 물어준다.

멍을 간신히 넘은 녀석  오늘 꽝을 면해준 고마운 녀석이다.

 

그리고는 또다시 정적이 시작된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짜개를 확 뺏어가는 입질이 또 왔다.

입질 위치도  처음과 비슷하다.

하! 그런데 요즘 남한강 뭔가 일이 있기는 있나보다

조과가 예전과 같지않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는것 같은데

4대강 원상복구로 강천보등 보를 열어놓아 누치가 이리저리 내려갔다는 주장도 있고

오히려 갈수기 적은 방류로 인해 수온이 맞지 않아 그렇다는 이유도 있고

수위가 낮아 수온이 올라 달팽이등 먹이가 패사 한다는 말도 있는데

두번째 잡은 이녀석은 산란관이 터진게 가리를 한 흔적이 보이고

몸 상태도 여기저기 상처가 꽤 있다.

조과도 조과지만 누치들도 생존을 위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것 같다.

2수를 하고 나니 조금 여유가 생긴다.

멀리 중부내륙철도에 건설되는 다리에 이제 아치를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천 부발에서 여주 가남을거쳐 감곡에서 충주로 간다는데

다리가 생기면서 또다른 여울이 생길지 기대를 해본다.

 

수풀사이에는 호랑거미가 집을 짓고 먹잇감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일당을 채우려 강대를 꺼내들고 새줄로 무장도 시켰는데

한방에 30여미터를 치고 나가더니 단박에 새줄 목줄을 터뜨린 녀석이 있다.

센물살에서는 강한대보다 조금 연한대를 써야하는데 하필

이 강대에 그녀석이 물줄이야!

 

오전의 조행으로 오늘도 조행을 마친다.

2수로 끝났지만 이것으로 만족할 수있다.

 

올라갈길을 보니 주변에 이제는 온통 가시박 천국이다.

가시박이 주변 식물 모두를 뒤덮어 모든 식물의 목을 옥죄고 있는 형국이다.

 

요즘 어떤 자동차 광고에 혼라이프라는 카피가 보이던데

오늘 제대로 혼라이프를 즐긴다.

12시도 안된 시간에 차를 태양 쪽으로 머리를 향하고

트렁크를 올려 차양막을 만든뒤

테일게이트에 홀로 앉아 아내가 새벽녘에 일어나

간단하게 준비해준 점심상을 내어놓았다.

그늘에 앉아 1식 3찬 시원한 얼음물에 후식까지 먹으니

이 또한 즐거움이다.

 

올해가 우리 부부는 진주혼을 맞았다.

30년 동안 주로 내가 아내에게 선물을 해주었는데

올해는 아내가 나에게 선물을 해준다.

삼십년치를 한번에 해주는것 같다.

맛난 점심도 싸주고 부실한 남편 운동도 항상 같이해주고

기대치 못했던 선물까지 주는 아내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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