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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19년

1926 - 오늘의 주인공은 나야 나! 히어로 베가 - 부론여울 조정지 feat

by *로빈* 2019. 10. 28.

늦가을이 되자

출조하는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개인사정상 음식도 조심해야기에

좋아하는 해장국 내장탕등을 뒤로하고

아침 마저도 마눌님 힘들게

집에서 식사하고 느즈막히 여울로 향한다.

다소 늦은 시간임에도 텅빈 도로에는 안개만이 자욱하다.

 

가는길에 감곡의 방앗간에 들러

8키로짜리 실한 깻묵도 한덩어리 구입했다.

요즘 한창 기름을 짤 시기인가 그런지

방앗간에는 깻묵이 엄청 쌓여있고

이른 아침부터 할머님들이 줄서서 기름을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조용할줄 알았던 조정지에 가보니

안쪽여울을 좋아하는 베가는 안개속에 보이지를 않고

바깥여울에 한분이 시침질을 하고 계시다.

 

9시경 입수했는데

입수한지 1시간이 훌쩍 지나자 여울의 안개가 서서히 걷힌다

 

나는 바깥여울에서 베가는 안쪽여울에 서서 시침을 했지만

입질이 한번도 없다.

 

다행히 입수 5시간만에 다행히 베가가 한수 올린다.

 

여울바깥쪽에 서계시던 분이 혹시 인터넷 활동하시면 아이디가

뭐냐고 물으셔서 로빈이라 했더니 아니 그 유명하신분이냐며 금방 표정이 바뀌신다.

그러시면서 혹시 베가님은 어디 계시냐고 해서 건너편 친구가 그 친구라고 하니

오늘 유명한분 두분다 봤다고 그러시면서

내 자세를 보시고는 카이로프랙틱 소개와 강아지 간식으로 만든

비법 짜개를 소개해주신다.

구수한 향기가 나면서 고기를 유인해 누치는 물론 잉어 쏘가리도 잘 문다고 한다.

실전 사용후 후기를 올려봐야 겠다.

 

긴긴시간 입질도 없고해서  점심식사를 하고 다른곳으로 가기 위해 이동한다.

청국장 먹으러 밤안개 식당으로 갔는데 일요일은 휴무라

새로 개업한 이 식당으로 갔다.

 

양푼 김치찌개 맛이 괜찮다.

쏘세지 먹으면 안되는데 두개 집어 먹었다.

 

조정지도 그렇고 다음 출조지도 무조건 베가 마음대로 하라고 했더니

나올때는 목계여울로 간다고 하더니

방향을 틀어 계속 간다.

가는길목에 마침 콤바인이 추수를 하다가 쉬고 있어

차에서 내려 한컷 찍었다.

수확과 휴식 아주 좋은 테마인것 같다.

 

부론은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고 하더니

결국 지난주에 누치 7자를 올렸던 좋은 기억이 있어 그런지 이곳에 다시 왔다.

도착한 시간이 14시 였는데 정말 여울에 아무도 없다.

분위기 엄청 썰렁하다.

 

고기 고픈 베가는 역시나 뒤도 안돌아 보고 내가 들어오거나 말거나

먼저 깊숙한 안쪽으로 자리를 잡는다.

입수하자 마자 늘천 선배님이 오셨는데 멀리서 인사만 하시더니

바로 돌아 나가셨다.  남한강에서 오랫만에 뵈었는데 말이다.

 

두어시간 낚시를 했지만 이곳도 입질이 없다.

뭔 생각이 들었는지 바깥쪽 내자리로 나온다.

잉어나 한마리 건져야 겠다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그러더니 잉어는 커텽 누치를 한마리 올린후 4시경에 강한 입질을 받고는

여울 아래로 아래로 자꾸만 내려간다.

나도 입질한번 받아야지 하는 욕심에 시침질하고 있는데

랜딩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다.

결국 낚시를 포기하고 물밖에나와 랜딩을 도와준다.

거의 30여분만에 녀석을 체로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동영상을 찍지 않은게 후회된다.

이렇게 찍으면 크기가 짐작되지 않는다.

녀석과의 결투에서 이겼지만 거의 녹초가 된 베가는

이녀석을 들어올리지 못해 내가 들어올려 차량이 있는곳 까지 올라왔다.

 

베가는 이미 나를 넘어섰다.

그러나 유일하게 내가 가진 타이틀중 8자 잉어만 공식인증이 안되었는데

사진은 지난 2012년 내가 의암댐 아래 여울에서 낚은 83센치 잉어 사진이다.

 

과연 이제 이 기록까지 넘어설것인지......

위아래 사진만 비교해도 잉어의 자태가 다르다.

등어리는 검은색이 완연하지만 배쪽으로 갈수록 황금색을 띈다.

 

이렇게 보면 어떨지 크기가 짐작되시는지

남한강의 잉어는 누치와 같이 무시무시한 힘을 지녔다.

랜딩시 치고 감고 나가리를 30여회 이상 한것 같다.

털리지 않고 침착하게 끌어올린 랜딩에 경의를 표한다..

사진을 찍는 이순간에도 베가의 여울은 벌겋게 상기되어있다.

흥분 상태가 쉽게 가라 앉지 못하는것이다.

 

계측자에 잉어를 잡은 목계고문님 대와 함께 눕혀 본다.

사이즈 87에 약간모자란다. 86.7센치 축하한다 베가

이제 내가 내세울건 없는것 같다.

그힘든 8자를  그것도 남한강에서 낚았으니 이제 무서울게 없을것 같다.

 

돌어항에 고이 모셔 놓은 잉어

잠시 휴식을 취하게 한후 사진찌고 고향으로 보냈다.

다음주에는 나한테 입질을 해주기를 기대하면서

 

석양이 지는 시간까지 나도 입질한번은 해주겠지 기대하면서

수천번 챔질을 했지만 나는 오늘 결국 조연으로 끝났다.

골프도 장타가 유리한것 처럼

가벼운 채비에 특별한 감각을 지닌 베가는 누치도 20여 미터

잉어도 30여미터를 흘려서야 입질을 받았다.

나는 이렇게 흘린것은 대 여섯번밖에 되지 않으니

오늘도 입없꽝이다.

 

일몰이 다된 늦은 시간에도 하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분들을 바라보며

오늘 대박 사건의 추억을 끝낸다.

 

지난주에는 집까지 2시간 20분 걸리더니

주차장으로 변한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가며

오늘은 2시간 30분만에 집에 왔다

 

베가에게 개인기록을 깬 선물로 gif 하나 만들어 보냈다.

다음 만남에 8자 턱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