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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19년

1927 - 日喜日苦 남한강 부론

by *로빈* 2019. 11. 4.

3주연속 부론을 향한다.

최근 나에게는 별 재미를 안겨주지 못한 여울이지만

베가의 대박 소식에 같은 조우들이 기대감이 커져

부론으로 다시향한다.

 

그리 이른시간이 아님에도 부론은 확실한데 남한강 대교가 보이지를 않는다.

 

오늘은 기상이 좋은편이다.

약간 흐리기는 하나 대신 바람이 불지 않고 기온도 따뜻한 편

그만큼 일교차가 크지 않다 보니 물안개도 많이 피어오르지 않는다.

 

해가 번쩍 떠 올라야 하는데 더디 떠오르다 보니 안개가

걷히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듯하다.

 

두어시간 열견햇으나

입질도 없고 하니 이럴때 누치가 아니라 조사의 배를

채우는게 현명한것 같다.

넷이서 둘러앉아 올해 이야기를 꽃피우며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린다.

 

드디어 남한강 대교가 확실히 보이기 시작한다.

 

어슴츠레 보이던 강도 이제는 확연히 구분되어진다.

안개속에서 물길을 찾아 수장대를 꼽았지만

감 만큼은 확실했다. 자리를 제대로 잡긴 잡은것 같다.

 

동편의 해를 쳐다보니

안개와 구름속에 가려 얼굴을 보여주기를 꺼려한다.

 

여울에는 그사이 우리를 포함해서 8명이 섰는데

윗여울의 조사분이 한수를 한것 외에는 입질이 전혀 없다.

 

지난주 베가가 대박을 쳤기에 기대감이 상승했지만

즐거움을 맛보고자 했던 상황이 괴로움으로 바뀌어 간다.

이런 저런 방법을 다 써봐도 통하지 않고

바닥에 닿을 만큼 내렸다가 강하게 채기를 반복하던중

한녀석이 입질을 해준다.

가을 누치 답게 대굴빡이 주먹만하다.

 

67-8센티 정도 되는 튼실한 누치의 손맛을 봤다.

하도 누치가 귀하다 보니 랜딩도 천천히 하며 오랫동안 손맛을 즐긴다.

누치가 흔한 시절 맛보지 못한 즐거움이 또 있다.

확률의 법칙에 따라 많이 나오면 즐거움이 가끔 오지만

자주 나오지 않으면 아예 꽝을 치는 경우가 허다한 지금

이건 좀처럼 맛보기 힘든 손맛인것을 잘알기 때문이다.

 

여울가 에서 하던 점심을

베가가 8자 턱을 낸다고 해서

근처 식당에 가서 하기로 했다

작은 도시의 부론에 맛집이 있을까 했는데

검색을 하다보니 이집을 찾게 되어 별 기대 없이 들렀는데

 

자전거를 타는 분들에게는 이미 알려진 맛집인지

 한무리의 팀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들 나가고 있다.

묵무침 제육볶음 닭볶음탕 청국장  두부 등등 많은 메뉴가 있었는데

우리는 두부낚지찌개를 시켰다.

결론은 맛난 반찬과 짜지 않게 끓여낸 찌개가 일품이었다.

다만 밥이 덜된건지 쌀이 좀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오후에 두분이 윗쪽여울에서 몇번내려와

안쪽 여울 물살에 선 한분이 4수를 연속으로 낚아낸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밀이 남한강이든 조사에게든 있는것 같다.

 

결국 하루종일 흔들다 빈손 으로둘은 먼저 나가고

둘이 남아 해가 지기 직전까지 흔들었지만

아쉽게 오늘 얼굴본 조사는 나 하나뿐 오직 한수만 나왔다.

 

컴컴한 고속도로 남들은 단풍놀이갔다 돌아오며

즐겁게 지내겠지만

나는 또 남한강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다시오기를 기약한다.

올해 남한강 누치들이 소홀히 대접했다고

바로 발길을 끊는것은 그동안 나에게 그 어떤 즐거움보다 큰 기쁨을 안겨준  남한강 이기에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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