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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20년

2011 - 판 좀 갈아주세요! - 강천여울

by *로빈* 2020. 7. 10.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을 보면 생각나는 여울이 하나 있다.

괴강의 충민사 여울

 

그런데 오늘 가는 길은 그길이 아니고

3번 국도를 달리고 있다.

 

평일 조행 두번째

오늘 어떤 조사가 원수골에 있을거라

사전 언지를 줬지만

흔치 않은 단독 조행

낙점을 잘해야 하기에

남한강 여울중 내스타일 최애 여울 향교 아님 강천

두곳중 이곳으로 왔다.

 

그동안 나 자신도 그렇고 조사들이 얼마나 홀대 했는지

들어가는 입구 찾기 조차 쉽지 않다.

예전에는 여울가 까지 차를 댈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안되니 더욱더 조사가 찾지 않는것 같다.

 

접근로가 아니라 냇물을 타고 내려 와야 한다.

 

여울까지 내려 왔으니 우선 심호흡 한번하고

주변을 들러본다

 

수점천과 합수가 되는 지점에 누군가가

작지만 튼실한 돌어항을 만들어 놨다.

일단 조과는 있었다는걸 알 수 있다.

오늘 이 돌어항을 얼마나 채울수 있을지? 꿈을 키워 본다.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은

내 스타일 썰망 낚시를 해보기 위함이다.

방류량이 줄어 제대로된 썰망 낚시는 작년 원수골 윗여울에서 딱 한번 경험했고

그동안은 물살이 약한 여울에서 띄움의 낚시가 대세인지라

썰망앞에 달려드는 누치의 강한 입질을 경험해 보지 못하고

그만큼 조과도 별 볼일 없었다.

오랜만의 혼자만의 시간 내 스타일 대로 시험해 볼것이다.

 

방류가 120톤대임에도 물가까지 완전히 물이 차올라

가지고온 짐 조차 놓을 장소가 없어 돌어항 옆에 간신히 쌓아 놓았는데

수장대를 설치하며 보니 조금 아래쪽에 밥상 정도는 펼수 있는

공간을 누군가가 만들어 놓았다.

항상 이런분들이 계셔서 다음 타자들이 편하게 쉬는듯

누구신지 모르지만 고맙습니다.

 

20여분의 시간이 흐를동안 썰망 앞 만을 계속 탐색해본다.

두어 시간 해보고 입질이 없으면 원수골로 내려 가볼 생각을 하며

30여분이 지나도록 입질 조차 없다.

물살도 좋고 물색도 80퍼센트는 투명도가 회복되었고

날씨도 좋고 턱 위에 썰망을 내려 놓아 10여 미터 정도는 썰망앞을 뒤지기에 무난하다.

드디어 첫입질을 받았다.

예상대로 썰망 바로 앞에서 입질을 한다.

정확히 윗입술에 꽂힌 바늘

 

몇년만의 강천여울에서의 첫수

누치가 빛난다.

물꼬를 트니 10여분만에 다시 히트

첫 녀석보다 아주 튼실한 녀석이다.

크기가 점점 커지는게 기대감을 더 증폭 시킨다.

 

날이 밝아져서 다시한번 물살과 수장대의 위치를 기억해 본다.

지금봐도 아주 적당한 자리에 잘 선것 같다.

 

15분 정도 지나 또 한수

 

아침에 차 두대가 들어와 있는걸 확인했는데

타프가 쳐지는것으로 봐서

건너편 정산여울에도 평일이지만 한 무리의 모임이 있는것 같다.

 

20여분후 또 입질

전부 다 썰망 앞에서의 입질이다.

요즘 짜개 공장장이 파업중이라

지난주 더여울에서 짜개를 한봉지 구입해서 선물 받았는데

4수 모두 이 짜개로 걸어냈다. 미산바람 고마워요

 

어제 저녁 집에서 초당옥수수를 먹다가

너무 달콤하고 일반 옥수수에 비해서는 부드러운 식감에

테스트겸 몇알 챙겨왔다.

결론은 입질은 하는대 걸리지는 않았다.

 

한시간여 만에 4수를 낚아 올린후

작년에는 한번도 기록해 보지 못한 텐멍을

오늘 깰수 있지 않을까 하는것이 자만심인듯

5번째 입질 털리고

6번째 입질 랜딩하다 빠지고

7번째 입질 미끼를 모더기로 바꿨더니 끌고 가다 빠지고

8번째 입질은 짧은거리에서 입질하면

순간 누치가 직선으로 수면으로 휙 떠오르며

바늘털이를 마치 송어가 하는듯이 공중 몇회전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 그 경험을 또 했다.

9번째 바늘을 이두메지나로 바꿨는데 입질후 확 뱉어 버린다.

입질을 하는데 자꾸 빠지고 뱉어버려 바늘을 오너 세이고 7호로 바꿔 본다.

 드디어 10번의 시도 끝에 5번째 누치가 입술 안쪽에 바늘을 물고 올라온다.

4수를 한지 100분만에 5번째 녀석을 올렸다.

 

아침 햇살에는 아름답지는 않더니

햇살이 드러나자 수점천 물이 명경지수다.

어린아이들이 이곳에 들어와 물놀이 하면 굉장히 좋을듯하다.

 

5수를 낚고 징크스를 깼다하고

열견했지만 다시 입질이 뜸하다.

대물이 들어왔을까? 기대하면서 집중

한시간여만에 썰망 머리 앞에서 강한 입질 그리고 강심으로

30여미터 내 달린다.

교통사고 인가? 의심이 든다.

그리곤 지금까지 그 어떤 누치보다 강하고 오랜시간동안 랜딩을 했다.

혹시 7자? 기대도 했던것이 사실이다.

여울가에서 랜딩이 안되 여울아래 50여 미터 까지 내려가면서 랜딩을 해야했다.

20여미터 까지 좁혀지면 다시 강심으로 내 달린다.

시간을 재보지는 않았지만 20분가까이 랜딩을 했다.

너도 지쳤냐? 나도 지친다. 좀 쉬자.

 

건너편 정산여울에 조사들이 여러분 들어오신다.

심심치 않게 누치가 올라오고 같이들 즐겁게 낚시를 하신다.

목계 고문님이 오신것 같아 전화 드려 인사를 대신했다. 

 

텐멍을 향한 쑈가 시작되었다.

썰망한번 짜고 줄을 내리면 입질 7수째

 

랜딩 끝나고 다시 짜주고 내리면 입질 8수째

 

또다시 전과 동 줄을 내리니 9수째 입질

점심전 텐멍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중

기대치 않았던 전화를 한통 받는다.

선배님 나오세요 점심 식사 하셔야죠?

 

오후 1시30분경 밖으로 나와 베가와 점심을 간단히 마치고

도착했을때 건너 보았던 마을쪽을  다시 찍어본다.

청명한 하늘 기온은 다소 덥지만

오늘 더위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평온하고 여유있게 기분 좋은 오후

여울로 들어가는 입구가 밀림이 되어 버렸다.

오솔길을 따라 사람 키가 훨씬 넘는 수풀을 지나야 여울로 접근 할 수 있다.

사실 아침에 혼자 들어 갈때는 뒤를 한번 돌아 보기도 했었다는

 

베가도 자리 잡고 낚시 시작

 

오후 입수 한지 20분 정도 지나

또 다시 입질 드디어 텐멍 달성 이 얼마만의 일인지......

 

오늘 베가가 없었더라면 이 고마운 장면을 놓칠뻔했다.

그동안 사진 공부좀했는지

구도며 표정이며 자세까지 아주 좋은 사진을 찍어줬다.

베가 앞으로 이제 내 대신 조행 사진좀 많이 찍어줘 부탁해

 

10수째 돌어항 사진을 보면 낚시대가 바뀌어 있다.

호사다마 오늘 6번째 랜딩때 무리가 있었고

입질하는녀석중 한마리만 제외하고는 모두 대멍이다보니

크기와 강천의 강한 물살에서랜딩시 엄청난 부하가 걸려

아끼던 주력대의 양쪽 섭대가 모두 우그러지고

빗살도 3대나 부러졌다.

송사리님 as 부탁드립니다.

 

 

텐멍을 채우니 누치들끼리 외친다.

성님 비좁아요 판좀 갈아줘요

그래 한판 더 깔아보자.

날이면 날마다 장이 서는게 아니니

 

오후가 되서인지 아니면 목표를 달성해서인지

입질이 아예 없다.

건너편 정산여울도 입질이 없는지 조사들이 모두 나가 있다.

짜주어도 별 효과가 없다.

그래도 50분정도 지나 한수 입질해준다.

평수 크게 독탕으로 즐겨라

 

안쪽 센 물살쪽에서 띄움 견지를 하던 베가 입질이 없자

자기 스타일의 조금 여린 물살쪽으로 나와서 다시 자리를 잡는다.

 

그렇게 다시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30여분이 흐른후 다시 입질

오후 두녀석은 모두 썰망 머리에서 잡아 냈다.

견지대 채비를 보면 추가 배견지에서나 쓸법 할정도로 아주 무겁게

되어 있음을 알수 있다.

 

순발력 하나는 최고

갑작스레 찾아온 입질에

견지대를 떨군 베가 그 찰나의 순간에 견지대는 떠내려 갔지만

견지줄을 잡아낸다.

누치가 아니라 견지대를 끌어내는 베가

 

오늘은 최근 조행중 최고의 날로 기억될것 같다.

마릿수도 마릿수 이지만 생각한대로 맞아떨어지는 낚시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행복이 가득한 미소를 머금고 행복한 표정을 담아 낼수 있는

친구가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강천아 고맙다! 어느 멋진날 또 한번 찾아올게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