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견지낚시/2020년

2024 - 올 한해도 고마웠습니다.

by *로빈* 2020. 11. 23.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가을을 넘어 입동이 한참 지난 지금

뒷산의 나무들도 겨울 옷으로 완전히 갈아 입었다.

 

마지막 남은 잎새가 처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 많은 잎을 간직하고 가을을 붙잡으려 하는 나무도 있고

 

빠알간 꽃을 머금고 지금이 겨울인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식물도 있다.

세상 사 다 각자의 시간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것이다.

 

지난주 아침 출근시 모습이다.

백여년만의 11월 강우 신기록

 올해는  여러가지로 생전 처음 겪는 일이 많았다.

 

일요일 아침 여름도 아니고 이 겨울에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나도 비오는 겨울에 처음으로 조행을 나선다.

 

어디로? 바로 이곳이다.

원래 다른곳으로 출조 계획을 잡았는데

어떤 카페의 번출이 무산되어 이곳으로 출조지를 변경했다.

 

그런데 차량을 대던곳이 이렇게 되어있다.

소수력 발전소를 세우고 들어오는 길목을 정비하고 있는건데

내년 발전이 시작되면 이곳이 물길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아마도 조정지에서의 견지는 마지막일지도......

 

부슬 부슬 내리는 비를 피해

넷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침밥을 먹는다.

원재가 사온 내장탕, 얼마만의 내장탕인지......

이 맛난것을 먹지 못하고 참다가 오늘 먹어보니

역시 맛이 꿀맛이다.

벗이여! 먹을 수 있을때 먹어둬라 .

어제 카페 행사를 진행하느라 별다른 손맛을 못본

애프터가 홀로들어가 누치를 노리고 있다.

 

오늘 만난 후배들에게 그린 견지단을 상징하는

녹색 찌 고무를 선물했다.

알리에서 구입한건데 오늘 사용해보니

국내에서 사는것 보다 오히려 더 비싸도 어떤가 하는 호기심에 구입한건데

그동안 사용한 찌 고무보다 품질은 훨씬 좋아 보인다.

 

다행히 한시간여가 지나자 하늘은 구름을 품고 있지만

날씨는 깨끗하게 개인다.

 

그럼 올해 마지막 누치의 환영을 받으러 입수해 보자

 

모든 여울이 견지가 가능했지만

베가가 선호하는 두번째 여울에 들어선다.

올해 견지 실력도 부쩍늘고

어복도 많았던 후곡의 왕자 신수르가 오늘 먼저 누치를 홀려냈다.

 

20미터에서 나와요. 흡족한 표정으로 만족감을 표시하는 신수르

 

선두를 놓친 아쉬움이 큰지 바로 입질을 받아내는 베가

 

배가 불둑한 커다란 덩치를 낚아 올린다.

보고있나 ? 신수르

 

훗! 베가를 조롱이나 하듯이

30여미터를 흘려내린 신수르가 5자 잉어를 끌어낸다.

지난 봄 이곳에서 6자 잉어를 생애 처음 잡아보더니

조정지만 오면 잉어를 잡아낸다.

그것도 11월 말 겨울에 말이다.

 

오늘은 왠지 조급증이 나지 않았다.

20년 마지막 조행을 꽝으로 끝내기는 싫었지만

여느날 처럼 입질이 나에게는 찾아 오지 않았다.

베가가 약 5미터 앞에서 대물을 끌어 올린후

한마디 모더기에요

그말을 믿고 짜개에서 모더기로 바꾸자 마자

15미터 지점에서 턱을 꿰고 나온 녀석

 

올해의 대미를 장식해 줄 녀석이기에

한번더 포근히 안아 주고 돌려 보낸다.

베가가 5미터 권에서 입질을 받은 녀석의 크기가 심상치 않다.

돌어항에 들어 있는 녀석을 보니

머리가 큰편도 아니고 체고도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기럭지를 재보니

넉넉하게 72센치

내가 본 누치중 최고로 큰 녀석이다.

서장훈, 하승진이 아니라 한기범 스타일의 누치였던 것이다.

 

대물의 표시 점박이가 중앙에 박혀 있는 녀석

좀더 잘먹어 덩치 더 키워 나중에 나에게 한번 오렴

 

아직도 흐린 하늘

바람이 서서히 불어댄다.

이제 조정지도 남한강도 떠나야 할시간

올해 조우들 과 남한강 모 정말 고마웠습니다.

 

가는 겨울이 아쉽지 않다.

 

만약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봄은 또 그렇게 즐겁지 않을 것 이다.

참고 기다리면 내년 봄 커다린 대물을 기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두가지 선물을 받았다.

 

베가가 선물해준 수축 튜브

수장대 수납이 훨씬 편해질듯하다.

 

여울과 견지 운영진의 배려로

눈팅만하는 불량 회원임에도

과분하게 금누치와 잉어 배지를 받았다.

모자에 잘 장착해서 내년부터 써야 될것 같다.

운영진 여러분 고맙습니다.

두시간여를 달려 집에 도착했다.

매일 저녁 풀만 먹고 있어 요즘 소가 된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데

견지 마무리 하시느라 수고하셨다고

마눌님이 차려준 특식

여보야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