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부터 늦은 장마가 예보돼 있는 시기
아파트 엘리베이터 공사를 핑계로 금요일 오후 조행을 떠난다.
때 이른 코스모스가 이곳에 벌써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미리 알려준다.
나 혼자 조행은 이제 거의 원수골로 정해져 있다.
다리 위에서 보니 3분이 이미 입수해 있는 상태
그분들에게 방해가 될까 싶어 일단 중간 여울로 내려왔다.
한 시간여를 흔들었지만 생명체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다시 원위치
결국 윗 여울로 올라와 세분 서있는 옆으로 들어가 본다.
이때는 돌어항이 세개가 보인다.
제일 위쪽 돌어항을 금요일에는 사용했고
나머지 두개는 수량이 많지 않아 노출되어 있었다.
남한강 누치의 본때를 보여준다.
힘이 어찌나 장사인지 어르신 조사분은 낚을 때마다
저 아래로 끌려 내려가신다.
돌어항에 누치가 하나 둘 늘어난다.
맨 바깥쪽이었지만 물살이 제법 괜찮아
썰망을 깔고 시작했는데 1시간여 만에 3수
이후 2수를 더해 썰망 앞에서 총 5수를 했다.
원수골 나하고는 딱 맞는다. 완죤 내 스타일
3시 이후에는 썰망을 들어 올려 띄움 견지를 시도해본다.
그사이 어르신이 또 낚으셨는데 다시 아래로 아래로
물이 조금씩 불어 나는가 싶더니 돌어항이 살살 잠긴다.
이후 한 분이 더 오셔서 총 5분이 했는데
마지막 오신 분이 계속 털리고 낚지를 못해
내가 철수하면서 썰망을 뒤에서 야무지게 짜주었더니
짐 정리하는 사이 한 마리 바로 낚으신다.
이날 방류량 체크해보니
12시부터 130에서 180톤 으로 50톤 가까이 증가
원수골까지 4시간 정도 후에 첫물이 도달한 것 같다.
결국 누치가 들어 있던 돌어항이 자연스레 잠겨 누치는 알아서 집으로 돌아갔다.
띄움으로 3수 추가해서 총 8수를 짧은 시간에 낚아냈다.
계셨던 분들도 모두 떠나고 늦게 오신 두 분은 오늘 차박을 하실듯하다.
혹여 내일 또 올지 몰라 전화번호 여쭤 보려다가 꾹 참았다.
조과도 좋았고 교통상황도 좋아 기분 좋은 금요일을 마감했다.
주말에 후배들과 같이 조행 하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실로 오랜만의 이틀 연속 출조
그 옛날 마눌님 속썩이며 토 일 연속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견지에 미쳐 돌아다닌 옛 추억이 새롭다.
여러 명이 가면 어디로 가는것 보다 여러명이 설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일찍들 나와 살핀다고 하더니
어쩌다가 내가 1등으로 남한강대교에 와있다.
먼저 온 사람이 장땡
다시 원수골로 들어가 본다.
어제 차 박하신 두 분과 나보다 먼저 오신 분 총 세분이 계셨는데
4명이 서기에는 바깥 물살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 상황
조금 뒤 도착한 베가를 제일 안쪽에 서보라고 권유하니 튼실한 하체를 무기 삼아
씩씩하게 들어선다.
미산은 내 옆에 서서 슬로우 슬로우 챔질을 하는 순간 바로 입질을 받았으나
첫수를 털린다.
방류량이 늘으니 바깥쪽은 물살이 세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약해지고
안쪽의 물살은 엄청 세지는데 수심이 깊어져 들어갈 수도 없다.
입수해서 썰망을 내려 보니 바닥 낚시는 안될 것 같고
썰망을 띄워 보내보니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니라 입질받기가 어제와 다르다.
사진으로 잘 구분되지 않는데
안쪽에서 입질을 받은 베가가 거의 중간 여울까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저 아래 튀어나온 곳까지 내려가 한 30분을 실랑이하더니
빨래판 같은 대물을 들고 온다.
표정에서도 대물임을 직감했는데 게다가 등에 꽂았다.
저 큰 대물을 등지느러미에 꽂아 나온 게 신기하다.
계측자에 눕혀 보니 오마나 7짜다.
요 직전에 실은 다른 조사분이 7 짜를 또 한수 했다.
오늘 이곳에서 7짜만 두수
어제 사진 중 맨 아래쪽에 놓여있던 돌어항을
아침에 일찍 온 조사분이 멋지게 새로 축조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꽤 많은 누치가 늘어 간다.
이번에는 쌍끌이
입질이 아주 활발하다.
베가는 털렸으나 미산은 대멍을 너끈히 낚아냈다.
또 입질을 받은 베가 센 물살에서 버티기도 힘들고
나왔다 들어가기도 버거운데
나와서 랜딩을 하면 엄청난 누치의 파워에 피곤함이 더 가중된다.
누치를 제압하기 어려우니 누치에게 끌려 다니며 랜딩을 하기 일쑤
엉거 주춤한 자세가 힘들어 보인다.
좋구나 좋아! 그래도 누치 얼굴 보니 모든 고생이 잊혀진다.
오후에 비가 예보되어 있는데
비행기가 상공을 날아 올라 패러글라이딩이 단체로 하강한다.
아직 기상이 좋다
헤매고 또 헤매다가 20여 미터 지점에서 나도 입질을 받았다.
이른 시간보다는 물이 불어나고 물색도 조금 흐려졌다.
수위가 불며 청태도 많이 떠내려 온다.
서있느라 잡느라 피곤하니 한 타임 쉬고 간다.
김치전 녹두전에 막갈리 한잔이 순삭
물이 불어 나길래 썰망을 깔고 내리니 바로
썰망 앞에서 입질을 해댄다.
어제 와 같은 상황 물살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기 드문 쌍끌이 사진
시간이 한참을 지나도 소식이 없어 안 오는가 했는데
제일 늦게 오더니 소리 소문 없이 누치를 혼자서만 낚아 올린다.
비결이 뭐냐 했더니
어제 술을 많이 먹어 피곤한 상태라 흔들기 힘들었는데
야들이 와서 입질을 한다고
게으른 낚시를 해야 누치를 잘 잡는다고 너스레를 떤다.
모자도 안 쓰고 온 게 급히 나오긴 했는가 보다
그래도 선입선출인데 후입 선출을 해서 제일 많이 낚는다.
총 8분의 조사분이 계셨는데
안쪽부터 맨 바깥쪽까지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 손맛을 본다.
다만 어제 늦게 오셔서 한 마리도 못 낚아 내가 썰망을 짜준 분이 중간쯤에 서계셨는데
오늘은 그분이 히어로이다. 7-8수를 계속 낚으신 듯
오늘도 수위가 서서히 늘어나더니 돌어항이 이내 잠겨 버렸다.
180톤에서 260톤대로 무려 80여 톤을 증가시킨다.
어제 50톤 오늘 80톤 그제에 비해 더블 방류다.
뒷모습이 아련해 보이지 않는가?
털린 후 조사의 심경을 보여주는 사진
제목: 털린 맛
나도 두어 번의 교통사고가 있었는데
한 녀석은 저 아래까지 끌고 가더니 80미터 채비를 몽땅 다 가져가 버렸다.
채비도 채비지만 그거 다 몸에 지니고 다니기 힘들 텐데......
나는 누치에게 있어 원수다. 그래서 원수골?
수위가 불어나 점점 더 바깥쪽으로 물러나가는 상황
수량이 늘어나면 오히려 바깥쪽은 호수처럼 유속이 느려진다.
그런데 맨 마지막에 오신 분이 쏠쏠하게 낚아낸다.
채비를 유심히 살펴보니 아크릴 추만 달고 흘린다.
챔질을 하면 떠있는 아크릴 추의 저항으로 물살이 일어난다.
그리고 오늘 경험한 신기한 현상은 방류가 늘어 수량이 늘자
누치들이 떠있는 깻묵을 먹으려고 잉어처럼 물 위로 주둥이를 쳐들고 자맥질을 해대면서
조사 아주 가까이 까지 접근해서 먹이 활동을 한다.
분명 이곳에 어마 어마한 숫자의 누치들이 조사들 20미터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띄움 낚시를 바로 시도했으나 생각처럼 입질이 없다.
채비를 띄우는데 익숙지 못하니 생각을 전환해서 미끼를 띄워보자 시도해 본다.
송어 낚시에 쓰이는 미끼를 예전에 베가가 몇 개 준 게 생각나
플로팅 에그를 바늘에 끼워 흘려보내니 1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강력하게 입질을 한다.
오랜만에 생각하는 데로 누치가 반응해준다.
오늘은 띄움 1수 썰망 앞 1수 미끼 조정으로 1수 총 3수를 각각 다른 방법으로 낚았다.
공기를 먹이기 위해 내가 잘 취하는 포즈를 미산이 찍어 줬다.
사진을 따로 보정하지도 않았는데 예전 보다 많이 날씬해 보인다.
2년여 꾸준하게 운동한 결과물이다.
당 하고 지방은 나에겐 천적이다.
욕심은 그만 비가 오기 전에 일찍 귀가한다.
나가는 길이 수로가 되었다.
남한강 방류량은 언제나 꼭 체크해야 할 유의사항이다.
베가는 이제 원수골 안온다고 한다 .
뭐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나
역시 모든 조사에게는 궁합이 맞는 여울이 존재하는것 같다.
남한강대교 올라타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타이밍 잘맞췄다.
33
'견지낚시 >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12 - 폭염도 물리친 커플견지 - 7자 여울 (9) | 2021.07.26 |
---|---|
2111 - 북한강 새로운곳을 찾아서 - 강촌리 여울 (2) | 2021.07.19 |
2109- 등에 꽂은 맛 -후곡여울 (2) | 2021.06.28 |
2108 - 또 오셨어요? 친구는 어디 가시고? - 후곡여울 (4) | 2021.06.21 |
2107 - 무엇이 나를 기쁘게 하는가 ! (10) | 2021.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