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9월 답지 않은 강우로 한주 쉬고
다시 나선 여울
방류량이 250톤이 넘어 조금 걱정이 되지만
강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니 출발
어느새 가을이 깊어진것 같다.
강가에는 앞이 분간되지 않을 정도의 안개가 자욱하게 짙게 드리워져 있다.
가을의 전령사 억새는 이미 익을 대로 익어 가고
모두가 얼굴을 내민채 아침 이슬을 머금고 있다.
후곡에 주차하고 내려 오면서도 혹시 방류량이 많아
입수가 불가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내려오니
역시 수량이 어마 어마 하게 많다
짐을 놓을 공간도 겨우 나오는 상황
하지만 동이 튼지 얼마 안 되는 시간임에도 두 분이 벌써 입수해 있다.
부지런한 양반들 그런데 물살을 보니 세 명 서기도 어려운 상황
참 별일이다. 이곳을 수없이 다녀 봤는데도
인적이 드물고 차량이 드나들지 않으니
억새가 사람 키 이상 자라고 안개 까지 겹쳐 앞을 분간하지 못한 상황이 되니
이 아저씨가 그만 숲에서 내려 오다 길을 잃어 미루나무 저 아래에서 길도 없는 수풀을 헤치고 나온다.
무장공비 침투조 인가 ? ㅎㅎ
우리가 이사람을 왜 후곡의 왕자라 부르는지 아는가?
제일 늦게 와서 자리도 없으니 내 옆에서 견지대로 사람 쳐가며 스침 질 하더니
입수한 지 20분도 안돼 보란 듯이 한수 낚는다.
다시 한번 후곡의 왕자 입증
제일 늦게 도착하여 자리가 없자
나 홀로 저 위쪽에 수장대 꼽은 애프터가 한 시간 후 히트
깔끔하게 랜딩을 마치더니
얘들이 별로 힘이 없네요 한다.
7자에 가까운 대물임에도 계측도 안 한다.
꼬리가 약간 잘려 있고
몸 상태도 안 좋아 보인다
분명 산란의 흔적도 보인다.
봄에나 보이던 뱀이 도강하는 장면도 보고
잉어도 여기저기서 튀어 오르는 게
지금도 산란의 시기가 또 다시 진행되는건 아닌가 생각된다.
수온은 아주 좋아졌고 물색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지만
수량이 어마 어마한 것이 약점이다.
두 녀석이 돌어항에 들어앉았다.
희한한 것은 두 녀석 모두 콧등에 걸려 나왔다.
먹이 활동이 활발하지 않고 뭔가 나타나면 밀어내는 것 같다.
흔히들 싸리꽃 필 때면 누치가 힘이 오르고 먹이 활동이 활발해
일 년 중 최고의 조과를 올리는 시기라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그러하지 못하다.
날씨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좋은 오늘
오전 내내 나는 입질 한번 못 받은 입없꽝을 기록한다.
지지난주에 이어 연속 2 꽝을 또 기록하는 순간이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 인대
베가가 입질이 없자 자진해서 점심 먹자고 한다.
그렇다면 먹는 게 남는 거다.
이래서 어신이 복을 준 것 같다.
원재 아빠가 소고기 파티를 준비 해왔다.
마무리 불고기까지 확실하게
후곡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자전거길 공사를 하고 있다.
올해 예산 쓰려면 천천히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차는 못 들어오고 사람과 자전거만 통행하게 해 놨다.
점심을 먹고 내려와 베가는 뭔 생각인지
바깥쪽으로 수장대를 옮겨 본다.
혹시나 노는 잉어를 노려 보는듯하다.
이것저것 다 해보겠다는 시도
나도 2연 꽝은 하기 싫어 그 어느 때 보다도 집중하고
오랜 시간 수만 번의 챔질을 했다.
그러나 오늘도 님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바깥 자리에 있던 미산 바람이 귀한 은어를 낚았다.
그것도 교통으로
6명이서 2마리가 전부
마지막까지 막내 홀로 남아 열 견을 했지만 소식이 없다.
후곡의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내리고 차량이 드나든 흔적 조차 없다.
아마도 어부도 이곳으로 드나들지 않는 것 같다.
남한강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은 것 같다.
그많던 달팽이도 채취 못하고 아니 없어진 것 같다.
자연도 그렇고 사람도 인생에서는 아픔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 제대로 자랄 수 있다.
누구나 아픔이 없는 삶을 살아가기 원하지만
아픔을 느낀 후 깨닫게된 삶은 그 이전보다 훨씬 더 즐겁다.
꽝이라도 즐거운 시간
남한강도 스스로의 자연 치유력으로 분명 언젠가는 아픔을 딛고 회복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지금의 어려움이 더 큰 행복으로 보답될 것이기에
그때를 묵묵히 기다려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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