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견지낚시/2021년

2124 - 내가 가는 그날은 - 향교여울

by *로빈* 2021. 10. 28.

가을의 흔적이 가지 끝에  달랑달랑 붙어 있은 지금

가는 흔적을 붙잡고 싶어 오랜만의 평일 조행을 떠났다.

원래 목적지는 목계 였으나 목계 입구 주차장에 탱크부대가 진을 치고 있어

마음 가는데로 도착한 곳이 이곳

지난 모임때 챙겨둔 한 장의 깻묵을 열심히 깨며 오늘의 조과를 기대해본다

혹여 혼자 이면 어쩌나 했는데 나보다 먼저 오신 조우가 계시다.

광명 로드맨 님 오랫동안 뵙지를 못했는데

우연한 만남이 더욱 반갑다.

나의 건강도 염려해주시고 엊그제 환생님의 기증을 보시고는

본인도 가장 애장 하는  대가 환생님 대라고 보여 주신다.

늦가을의 견지 서두를 필요가 없어 느지막이 왔는데

아직도 안개가 걷히지를 않고 기온도 오르지 않는다.

윗 여울 쪽에 조정지는 아직 보이 지를 않는다.

입수한 지 어언 2시간 입질도 없이 고요하다.

자리를 옮기기도 그렇고 해서 일단 시침질은 하지만 큰 긴장감은 없다.

구름 속에 가려져 있던 해님이 살짝 얼굴을 내밀어 이제 기대를 해본다.

새로 난 철교가 서서히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

수온계로 수온을 측정해보니

17.6 도에서 이제 18.5도로 수온이 오른 시간

드디어 로드맨 님이 입질을 받았다.

하지만 아쉽게 이내 털려 버린다.

이제 모든 전경이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흔들흔들 하염없이 흔드는 견지대

입수한 지 2시간 만에 드디어 첫 입질을 받았다.

약 15미터 정도 아래에서 받은 입질 조심스레 랜딩 하니

멍자 후반 정도 되는 소형? 누치다.

돌어항 만들기가 어려운 곳이고 지난주 로드맨 님이 재미를 보셔서 그랬는지

대형 어망을 준비해 오셔서 일단 그곳에 넣어본다.

썰망을 최초 깔았다가 소식이 없어 다시 띄워 한수를 잡았는데

다시 썰망을 깔기 위해 한번 주무르고 일부러 던져  

썰망 앞을 뒤지니 바로 물고 나온 두 번째 녀석 30분 만에 낚아

다음 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알람이 울리고 방송이 들린다

급격히 수위가 불어 강 밖으로 피하라고

가을 안정적인 방류에 무슨 방류 하며

방류량을 확인하니 무슨 80톤 정도를 더 방류

이곳은 바로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라 

안전상 바깥쪽으로 수장대를 옮기고 수위가 안정되기를 기다릴 생각으로

점심 식사를 하러 올라간다.

조촐한 도시락이지만 가을의 햇살 아래 

기분 좋은 여유를 즐겨 본다.

건너편 단무지 밭을 보니 아직 수확을 하지 않은 것이 

아직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좀 더 존재하는 것 같다.

시즌이 다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구하기 어려웠던 햇깻묵도 이제서야 나오는것 같다.

식사를 하러 올라온 사이 오전만 하고 가신다던

로드맨 님이 드디어 한수 걸어 올리신다.

지난주 오셔서 9수를 하셨다는데 오늘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욕심이 발동했는지 썰망을 조금 더 보충해서 식사 후 내려 가

수장대를 살펴보니 방류량을 잠깐 올린후 다시 원복

수위는 별 변동이 없어 수장대를 다시 원위치하고

썰망을 꾹꾹 짜서 내려놓으니 썰망 앞에서 아주 강한 입질을 받았다.

오랜 시간의 밀당 후 녀석을 마주하니

올해 낚은 녀석 중 가장 당당해 보이는 대물이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측정해보니 68 하지만 체격은 엄청 크다. 

오전만 즐기시길 한 로드맨 님이 1시경 먼저 나가시고

나 홀로 남아 썰망 흔들고 짜고 올리고 내리고

비비고 별짓을 다해도 입질 조차 없다.

오히려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여울에 파도가 일렁인다.

되었다 오늘도 일당은 했다.

조정지 쪽으로 해가 돌아가 등이 따듯해 지고는 있지만

일찍 아쉬움을 접고 오늘의 조행을 마무리한다.

단풍이 서서히 깃든 내가 갔던 오늘은 가능성을 더 기대하는 하루였다.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