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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21년

2127- 올해도 감사했습니다. - 후곡

by *로빈* 2021. 11. 22.

낙엽이 떨어지는 속도와 쌓여가는 두께만큼 성큼 다가온 겨울

지난주는 온 형제들이 모여 배추밭 가서 배추 무 뽑고 절이고

속 만들어 무치느라 주말 이틀을 김장하는데 다 쏟았다.

거의 유일하게 먹는 간식이 커피 인지라 매년 시행하는

스타벅스 프로모션에 참여 사은품을 받았는데 올해 물품은 예년에 비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미 같이 다니는 친구들과 부론으로 조행하기로 약속했는데

그제 어제 다른 조사분들이 조황이 좋다는 소식을 올려 서인지

해도 뜨기전 도착했건만 이미 네 분이 야간 구보를 하며 뛰어 내려가고 있다.

원수골도 막혀 있어 대안 없는 상태에는 또 이곳으로 

내겨가 보니 자그마한 돌어항이 터져 있고

수위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8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아직 시야는 명쾌하지 못하다.

안갯속에 우리보다 먼저 오신 2분이 맨 안쪽에 자리 잡고 시침 중

일단 자리 잡고 시작

오늘 일찍부터 참여한 선수 1번 미산 바람

2번 선수 애프터매쓰  항상 같이 해주는 후배들이 고맙다.

맨 바깥쪽에 서서 한 시간여 시침을 했는데

입질 조차 없던 중 미산이 준비한 덕이를 3마리 끼우고 시침을 했는데

20미터 지점에서 입질을 내가 제일 먼저 받았다.

포근한 날씨이지만 추위도 약간 있고 미세먼지마저 최악이라

그에 상응한 표정까지 완전 우중충한 3박자

간신히 한 마리 체포

한 시간 반 정도를 셋이 열심히 시침질해도 입질이 전무

내려갈 때 보지 못했던 후곡의 올해 마지막 모습을 눈에 넣는다.

뒤늦게 원재 아빠가 해장국 사 왔다고 하니 아점 먹으로 올라갑시다.

지난번 여견 온라인 견지 대회에서 베가와 원재가 커플상으로

수상하게 된 견지대가 이제 도착하여 주인의 품에 안긴다.

올해 마지막일지도 모를 만남이라 그런지

넷이서 2시간 정도의 담화를 나눴다.

11시가 넘었는데도 오늘은 해님이 반기지 않는다.

내려와서 봐도 그사이 한 마리가 추가된 것이 전부

이제 약속의 시간이 다가왔다. 

마음 다지고 다시 입수

기온과 수온이 모두 오르니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을 기대한다.

역시 기대대로 애프터가 입질을 받고 다 끌어냈는데

지느러미 옆구리에 꽂힌 녀석을 여기까지 끌어냈는데 얼굴 보고 그만 털린다.

오히려 제일 늦게 온 후곡의 왕자가 제대로 된 입질을 받아냈다.

후곡은 내 스타일 나는 후곡이 좋아요!

그사이 조사분이 두 분이 더 늘어 이제 모두 8명이 입수 중

3번 연속 입질을 받아 들락날락 했지만

입에 걸리지 않는 녀석들이 털리기 일쑤

드디어 제대로 된 입질을 또다시 받아낸 애프터

애프터의 연속 히트에 녀석들이 수면에 떠 있을 거란 생각에

채비를 아무리 가볍게 하고 흘려도 이후 입질을 받지를 못했다.

결국 아침 일찍이 잡아낸 이 녀석이 올해 나에게는 마지막 누치가 될 것 같다.

끊임없이 연구하던 예전의 조행 보다

이제는 유유자적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는 것이 확실해진 올해였지만

나는 아직도 누치들이 기다리는 여울이 좋다.

올해도 같이한 조우들 감사하고

나를 반겨준 누치들에게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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