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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22년

2212 - 몇번이라도 좋다! - 후곡

by *로빈* 2022. 6. 20.

후곡의 앞산에 밤꽃이 만발하고

동네 뒷산의 밤꽃은 이제 바닥에 떨어져 버린다.
때가 돼도 한참 지난 것 같아 오늘은 단단히 마음먹고

정말 오랜만에 이른 시간 후곡을 향해 출발한다.

이른 아침이라 좋아하는 해장국 집에 들러 해장국 2인분 포장 주문하니
첫 손님 인지 주인 아주머님의 포장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마음은 조급했지만 안개낀 강변에 도착하니 멋진 전경에 마음마저 포근해진다.

나보다 먼저 도착한 두 친구는 서둘러 안개가 걷히지 않은 강을 향해 내려간다.

돌어항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태

오늘 일기 예보는 흐릴 것이라 했는데 예보와 달리 안개가 자욱한 것이
날씨가 좋을 것을 예고하고 있다.

한여름을 향해 가고 있어 태양은 이미 산꼭대기에서 얼굴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보다 훨씬 부지런한 두 분이 제일 안쪽 포인트에 먼저 선점해 계시다.

오늘 또다시 후곡에 입장한 미산바람
내려올 때 메기 잡던데 메타급 하나 올리길

이 양반 빠지면 서운하다. 콘셉트 사진이 너무 티 나나?

나도 포근한 후곡의 아침에 기대를 걸고 자리를 잡고 시침을 시작 해본다.

그래도 대표 선수답게 1시간쯤 지난 즈음 베가가 하나 걸었다.
목줄 매듭에 청태가 걸릴 정도의 가까운 거리까지 와서 얼굴만 보여주고 떠나 버린 녀석
첫수 털리면 안 되는데

오늘 제일 느지막이 몸둥아리 하나 믿고 온 원재아빠
후곡이 이 친구 스타일이기에
내가 제일 늦게 와서 제일 먼저 낚는 건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는데

보란 듯이 입수한 지 한 시간 만에 아주 큰 녀석 하나 걸어낸다.
말이 씨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첫 누치를 잡는 감격 스러운 장면

카메라 울렁증 덕에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지만
좋아 죽는다.
이후 30분 지나 등에 꽂힌 누치를 한마리 더 낚아
올해 처음 누치를 잡더니 오늘 멀티 히트를 기록

먼저 오신 분 중 깻묵 부자 조사 께서 두 마리를 먼저 올리고 이제 세 마리째 돌어항에 가두었다.

이내 다시 들어가 열견 했으나 두어 번의 입질만 받고 무소식

올라가 준비해온 해장국에 세상사 이야기하며 한 시간 반 동안 무한 담소

다시 내려오니 안개는 온 데 간데없고 사방이 훤하다.
저 멀리 강 건너 에도 한분이 바위 옆 여울에서 시침질을 하고 계신 모습이 보인다.

하염없이 포인트를 내려 보며 수장대 두어 번 옮기며 집중했지만 입질조차 없다.

그리곤 다시 올라가 1시간 정도 더 쉬고 내려오니
돌어항에 7수가 있다.
나중에 더 오신 분 한분과 세분이서 3마리를 더 낚아 놓은 것

이분들이 우리가 내려가며 올라가시어
결국 우리 일행 4명만 남았다.

대부분 3시 이전에 조행을 마무리했는데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5시까지 집중했지만 꽝
결국 원재를 제외한 셋이 꽝을 친다.
후곡이 오늘까지 4번째 방문인데 그동안 2수를 낚았다.
생산성을 따지면 실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마음으로는 다신 안 올란 다를 외치지만

돌아 나오는 순간 나는 생각은 욕심을 버리자 이다.

여름의 개망초가 나를 붙잡는다.
한 갑자를 돌아보니 이제는 자신에게 잘해야 하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젊은 날 그저 좋다고 내 마음대로 즐기는 행동과 습관들로 인하여
정신적 신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이제 와서 느끼는 것이 많다.
그저 스트레스 해소라는 미명 아래 쾌락만을 쫒은 나쁜 습관이 이제는 독이 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역시나 오늘도 한 마리 잡겠다고 낸 욕심이 화근이 되어
집에 오는 내내 졸음과 피곤함에 싸워야 했다.
욕심 내지 말고 올 수 있게 운전할 수 있는것, 멋진 풍경을 보게시야가 좋은 것 ,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수있는 이 모든것에 감사하자.
지나온 날 조행 보다 앞으로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이제는 안다.
그러니 즐길수 있는 가치가 여러것인데
이제는 어떤것이 더 큰 가치를 지닌것임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