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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22년

2213 - 합이 잘 맞는 여울 / 강천, 조정지는 덤

by *로빈* 2022. 6. 27.

산수국 예쁘게 핀날 다음날 비가 온다는 예보로
예정에 없던 올해 첫 평견을 떠났다.

조용히 둘이 즐기고 싶어 소식이 없던 조정지에들러
둘이 오붓하게 즐겨 보러 왔는데

한번의 강한 입질 외에 이 아저씨 한수 낚는 것을 구경만 하고 왔다.

게다가 낚으라는 고기는 못낚고 등에 걸었던 낚싯대의 바늘이 메타급 내 목을 걸어
한동안 누치 입술 보다 더 징그러운 내 목의 낚시 바늘을 뽑아내느라 베가가 고생했다.
평견 한번 나왔다가 액땜 제대로 했다.

오늘은 6월 26일 오늘도
나는 남한강 대교 주변을 어슬렁 거리고 있다.
부론을 와보고 싶어 이른 시간 왔는데
오늘 비 예보가 있어 그런지 인기 여울임에도
조사가 한명도 없다. 이렇게 기회가 쉽게 열리나 했지만
내려가는 길을 가만히 보니 지형이 많이 바뀌었고 중장비도 여러 대 있다.
훈련을 위해서 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지만 강가의 수풀을 전부 없애버리고
평탄화 작업을 해놨다.
혼자 기분이 좀 그래 부론 내려가기를 포기했다.

뒤돌아 다른곳으로 가려고 준비하던 채비를 다시 차에 싣고 나오는 순간
눈에 들어온 자귀나무
부부의 금슬을 상징하는 나무이기도 하지만

꽃말은 두근거림 혹은 환희 다.
오늘 자귀나무의 꽃말처럼 환희와 두근거림을 맞 볼 징조인지 은근 기대해본다.

지난 4일날 혼자 방문해 남한강 첫 고기를 낚은 곳
이곳도 아무도 없다.

혹시 오후에 비가 내린다면 빨리 철수할 생각을 갖고
오늘 이곳에서 보내 보기로 마음먹는다.
지난 4일보다 풀이 아주 무성하게 자라 있다.

흐린 하늘 물색도 지난번과는 달리 목요일 비의 여파로 인해서 약간 흐리다.

최대한 물살을 버틸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가 본다.
물살이 좋은 곳이 나에게는 스타일이 맞는 여울인데
썰망을 띄워보니 물살이 빨라 그냥 떠내려간다.
방류량이 줄은 남한강에서 이런 물살이 흔치 않다.
바로 썰망을 깔고 오랜만에 내림낚시를 해본다.

들어오면서 보니 돌어항이 있기는 한데 사이즈가 작다.
조과는 있었으나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오늘 누군가가 또 같이 오기로 했는데
전화도 하고 아침 일찍 해장국 집 들러 먹거리도 준비하고 왔건만
올 생각을 안 한다.

이제는 선배가 세팅 다 끝나면 느지막이 나타나서 무조건 늙은 선배보다
다리 힘 좋다고 안쪽 센 여울로 들어간다.
힘들 텐데 그리고 물살 쎈곳 좋아하지 않는것 내가 알고 있는데 ㅎㅎ

그럼 뭐하나 온 지 20분도 안돼 바로 한수 낚는다.
살살 달래 첫수 털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그리곤 바로 첫수를 낚아 올린다.
후곡은 모든 누치가 대멍이상인데
이곳은 그보다는 사이즈가 약간 작다.

건너편 정산리에도 세분의 조사가 들어오셔서 드문 드문 조과를 올린다.

나는 오늘 썰망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기쁨에 기대를 한껏 했건만
제대로 된 입질도 한번 못 받고 나와보니
어디서 왔는지 모를 잉글랜드 포피가 하천에 피어 있길래
너도 혼자 힘들게 버티고 있구나 하고 달래 본다.

그사이 베가는 교통사고로 여울 아래를 두세 번 오르락내리락하며 오르내렸지만
결국 두수로 마무리하고
나는 오늘도 무려 세시간 동안 입질 한번 못 받고 팔만 아픈채로
아점을 챙기러 여울을 나온다.
돌어항이 부실하더니 한 마리는 그새 탈출

어떤 곤충인지 모르지만 알을 부착하기 위한 물질로 알고 있는데
수온이 확실히 엊그제 보다 높아졌고 이렇게 흔적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남한강도 이제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아점으로 준비해온 해장국을 먹으러 올라와 준비 중
베가는 버너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불상사를 겪는다.
준비해온 아점도 못 먹고 오늘 쫄쫄 굶겠구나 했지만
임기응변을 발휘 가지고 있던 토치로 코펠 옆구리를 사정없이 달궈버린다.

급한 마음에 베가에게 혹시 비가 올지 모르니 뒤처리를 부탁하고 먼저 여울로 내려오니
정산리에 계시던 세분은 이미 돌아가고 없다.
조과가 신통치 않는 것 같은 생각하고
정산리 조사가 빠졌으니 이제 먹이를 제공할 곳은 이곳뿐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교차한다.

베가는 빠른 물살에서 띄워서 입질을 받아냈고
나는 썰망의 머리통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으로 아침 내내 시침을 하여도 효과가 없어
11시경 입수하면서 하이브리드로 바꿔본다.
썰망 앞 5-8미터를 탐색해보기로 하고
첫 시침을 내린 순간 10미터 에서 바로 후킹

베가가 뒤따라 내려오다 벌써 낚으셨어요? 하며 찍어준 사진
오늘 면꽝을 했다는 안도감이 기쁨으로 돌아온다.

자! 나도 돌어항에 한 마리 보탰습니다.

그리곤 10분 만에 또다시 그 자리에서 입질을 받아낸다.

두 번째 히트도 무사히 끌어냈다.
이번에는 다른 포즈로

이때 올해 처음으로 베가도 동시 히트해 쌍끌이를 했다.
둘이서 있다 보니 동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 돌어항 사진으로 대체

그리고 베가 한수 하면 나도 한수 서로 경쟁하듯 낚아내니

돌어항에 하나 둘씩 식구가 늘어나고 점점 비좁아 진다.

낚시꾼이 빠진 정산리에는 12시경부터 달팽이를 주우러 온 사람들이 채워지기 시작한다.

베가는 낚시만 한다.
처음 두장은 사진을 찍더니 그다음에는 찍어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너는 그래도 나는 계속 찍어준다.

나도 그사이 또 한 녀석 올린다. 오늘 둘이서 두 자리 숫자 올릴 때까지 해보자

노조사의 분투에 베가가 더욱 힘을 낸다. 집중하고 30미터 흘리더니 히트

어이쿠 팔 아파를 외치면 또 녀석을 끌어올린다.

베가가 들어가면 내가 또다시 한 녀석을 낚아 나온다. 이제는 돌어항에 누치 들어설 자리가 없어 보인다.

오후 1시쯤 두 분의 조사가 또다시 정산리에 들어선다.

마지막 누치를 낚고 돌어항으로 가는 장면
베가가 나오지는 않고 제자리에서 찍어줘 그나마 증거가 남아있다.

돌어항 위로 겹쳐진 누치가 보인다.
돌어항 안에 몇 마리가 있을까?

총 11수 오전에 탈출한 누치 포함 12 수다
사이좋게 각각 6수씩을 낚았다.

강천은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나하고는 아주 궁합이 잘 맞는 여울인 것도 증명도 해주었다.
선배님 앞으로 강천 자주 오실 것 같아요 하고 베가가 응원해주지만
나는 강천을 아낄 것이다.
고기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여울에 나와 다른 감성을 즐기는것도 중요한 항목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장마가 시작되어 주말 조행을 떠 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회가 되면 봇짐 싸들고 원수골 윗 여울 한번 들어가고싶다.

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