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리 곱게 핀 여름날
물색이 이렇게 맑았으면 좋으련만
오늘도 깻묵을 가진 조사는 올 생각이 없다.
이곳까지 오려면 족히 1시간 30분은 걸릴 터
나 홀로 여분의 깻묵 탈탈 털어 내려가 본다.
꽤 이른 시간임에도 정산리에는 벌써 5분이나 와 계시고
타프도 쳐져 있다.
비가 엄청나게 오더니 남한강도 물 빛은 투명도가 15센티도 안 되는 황톳빛
나 홀로 혹시나 하고 띄움 견지를 한 시간여 했지만
정산리 쪽은 조사 분들이 돌아가며 누치를 올리는데 나는 입질 한번 못 받았다.
늦게 도착하신 조사분께서 부론이 비었다고 연락
한 시간여 만에 다시 부론으로 터를 옮겨본다.
올해 가장 핫한 여울 중에 하나인 부론이 황톳물때문인지 조사가 한 명도 없다.
130톤대의 방류지만 계속 수백 톤씩 방류하다 양을 줄인 터라 아직 수위는 높고
여울가도 마르지 않아 미끌 미끌하다.
황톳물이라도 이곳에 온 까닭은 예년에 이런 상황에서도 누치를 낚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띄움이 아닌 썰망 낚시를 바로 시도해 본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생각은 맑아야 미끼가 잘 보일 텐데
이런 물색에서도 누치는 먹잇감을 잘 찾아낸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뭐 말이 필요 없다. 들어가자마자 썰망 머리통에서 바로 입질을 받아낸 베가
떨어져라를 누치가 들었는지 얼굴만 보고 바로 털린다.
다시 입수해서 집중하는 베가
내가 나와 있는 이유는 나도 바로 썰망 앞에서 입질을 받고
랜딩을 하던 중 베가와 똑같이 얼굴만 보고 바늘을 갖고 달아났다.
또다시 입질을 받은 베가 강한 물살로 인해 랜딩 시간이 엄청 걸린다.
무사히 첫수를 올린다.
황톳물에서도 누치는 움직인다를 증명
썰망 앞에서 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니
나도 계속 썰망 앞을 뒤진다.
오랜만의 썰망 낚시 물기만 하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드디어 입질 그리고 랜딩
지난번 목연님이 주신 초콜릿대로 처음 낚아보는 대물
평소 쓰던 낚싯대보다는 강도가 연하여 아름다운 포물선이 그려진다.
덕분에 손맛을 즐겼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입질 후 30여 미터를 치고 달려 교통이거나 혹시 잉어? 아닌가 했지만
67 정도 되는 녀석 힘이 아주 좋았다.
예보보다 이른 시간에 비가 내린다.
처음에는 부슬부슬 내리더니
이내 속옷까지 적실 정도로 한껏 내린다.
나는 비를 피해 수풀 속으로 들어왔지만
베가는 꿋꿋이 낚시 중
오늘도 특이한 경험을 했다.
베가는 입질만 20여 차례를 받았지만 낚은 건 2수뿐
나중에 보니 센 물살에 들어서 있던 베가의 썰망이 짧은 1시간 만에 1/3 정도밖에 안 남아 있다.
깻묵이 새로 짠 질 좋은 것이라 그런지 단시간에 확 풀려 버리자
누치들이 벌떼 같이 덤벼든 것 같다.
결국은 질 좋고 양 많은 깻묵 부자가 승리하는 것이 증명되었다.
잉어 잡아 본다고 얕은 쪽으로 나가더니 잡은 것이 강준치 그것도 2마리 연속으로 잡는다.
비가 잠시 그친다.
비는 계속 올 것 같다.
그러면 이참에 나가는 것이 깔끔하다.
차량을 통제한 부론의 입구는 이제 수풀로 뒤 덮여 있다.
근처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분위기 살리는 비가 차창 밖으로 부슬부슬 내린다.
잠깐의 체증은 있었지만 무리 없이 집으로 왔다.
다시 개어진 날씨
일찍 들어온 날은 가족과 함께 맛난 디저트를 먹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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