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년 시절 대부분을 보낸 이곳 전곡에 3년 만에 국화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10월 둘째 주 연휴 첫날 이곳에 방문했는데
어제부터 축제가 시작이라 그런지 아직 국화 대부분은 만개하지 않았지만 너른 들에 수많은 국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국화 송이에 열심히 물을 붓는듯한 모습으로 만들어진 국화도 있고
석가탑을 닮은 듯한 5층 석탑도 예쁜 꽃으로 장식되어 만들어져 있다.
이중 나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이 조형물 처음에는 첨성대를 본떠 만들었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옛날 이 근처에 있던 급수탑의 형태였다.
일제강점기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시설로 만들어진 급수탑은 보통 역 근처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어릴때 나는
급수탑 주변만 맴돌고 형님들이 올라가 노는 장면을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생각났다.
축제장 가까이 있던 급수탑은 사라졌고 이제 연천역 쪽에 남아 있다고 하니
어쩌면 전곡의 급수탑은 예전의 귀한 문화유산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쉬웠다.
국화로 만든 터널에서 같이 온 가족들과 즐겁게 사진을 찍으며 한참을 보낸 후
평소에 보지 못한 빨간 국화꽃을 마지막으로 전시장을 나왔다.
같이 간 일행을 대신해서 오늘 일정을 내가 챙겼지만 동선도 고려하고 갈수록 감동이 밀려드는
코스로 일정을 짜 보니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호로고루성
고구려 시대 만들어진 성벽이 일부 존재하는 곳인데 이곳에서 드라마를 찍은 이후 유명세를 타더니
매년 9월에는 해바라기 축제까지 열리면서 핫스폿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9월 축제 기간이 지나 오니 해바라기는 이미 꽃은지고 열매를 맺고 있다.
성벽 위에 올라 성 밖으로는 너른 잔디밭과 코스모스 화원 그리고 해바라기 밭이 보인다.
성 안쪽으로는 잔디밭으로 조성되었는데 임진강변에 조성된 성벽이라 널리 북녘의 산과 강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잔디밭에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나무 의자의 모습이 한가족을 상징하는 것 같다.
가을에는 역시 하늘하늘 코스모스
여리지만 이름과 달리 동양적인 모습을 가진 여인을 상상하게 되는 꽃이 더 아름답다.
호로고루성과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 본다.
이미 씨가 잔뜩 자리 잡은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내년에는 축제 기간 중 한번 와 볼 것을 기약해본다.
붉은 댑싸리나무 이것을 기대하고 오늘 하이라이트 코스로 왔다.
지난주 인터넷을 뒤져 봐도 녹색의 댑싸리가 보여 오늘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는데
이 모습이 나를 들뜨게 한다.
가장 멋진 곳이라 생각되는 임진강 댑싸리 공원 이곳이 오늘 여행에 있어 가장 만족도가 높은 장소였다.
테마별로 꾸며진 꽃밭 중 백일홍이 만발한 곳이 먼저 반겨준다. 탐스러운 꽃 그 자체에 더 이상의 형용사는 필요 없다.
백일홍과는 대비되는 황화 코스모스 역시 소박한 모습이다.
메리골드 꽃밭 이곳은 향기의 향연이다. 눈도 즐겁고 코도 즐겁다.
댑싸리가 드디어 무르익고 있다. 아직 완전 익지는 않았지만 작년에는 11월 중 방문했다.
사막 같은 이곳 모습을 보았는데 이 정도의 무르익음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북쪽으로 조성된 댑싸리 밭에 분홍 다리가 인상적이다.
저 산 쪽으로 난 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바로 비무장 지대로 이어진다.
돌아 나오다 건너편 산 정상을 바라보니 북녘을 향해 인사하고 있는 그리팅맨이 보인다.
오늘 시간이 좀더 있다면 옥녀봉 정상까지 올라갈 텐데 오늘은 그러지 못해 멀리 모습만 바라보았다.
황화 코스모스의 아름 다운 모습을 마지막으로 공원을 나왔다.
지금까지는 꽃의 향연이었다면 연천이 남북 접경지역의 한 부분으로 몇 년 전에 이곳 댑싸리 공원 근처까지
고사포 실탄이 날아온 경우가 있을 만큼 북한과는 아주 가까운 지역이다.
안보의식 고취도 할 겸 찾아 올라온 이곳은 어디 일까?
북녘의 동포와 통일을 기원하는 성모 마리아상이 이곳에 있었다.
이곳은 바로 태풍 전망대 예전에는 군인 이외 일반인들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지역이었으나
연천군청에 미리 확인해보니 신분증만 제시하면
삼곶리 검문소를 통과해서 차량으로 이곳 주차장까지 들어올 수가 있다.
나도 군대 생활을 철책에서 근무해 생소한 상황은 아니나
군 경험이 없는 가족들은 바로 앞의 gop 전선과 gp
그리고 북한의 철책과 초소를 보고는 이렇게 가까이 북한이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망대를 나오며 아마도 민통선 안에 만들어진 유일한 갤러리가 아닐까? 생각되는 연강 갤러리를 들러본다.
연강의 의미를 보니 연천에 흐르는 강 결국 임진강의 다른 표현으로 예전부터 연강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곳은 연천 지역의 예술가들을 모아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임진강의 특성을 잘보려주는 절벽으로 만들어진 주상절리를 표현한 그림이 있는가 하면
주상절리의 각진 모습을 도자기로 표현한 작품도 있었다.
이곳에 또 다른 숨은 정원이 있었다.
갤러리 뒤편에 있는 이 출렁다리를 건너면
이런 비밀 정원이 나온다. 임진강 평화 습지원
이곳 중심에는 이런 커다란 나무가 한그루 서있었는데
젊은 연인이 이곳에서 프러포즈를 한다면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성된 화원은 알록달록 컬러풀 하지만 강가에 자연스레 형성된 갈대밭은 아직 푸르름 그 자체이다.
사진에 보이지는 않지만 산과 갈대밭 사이로 임진강이 흐르고 있다.
예쁜 백일홍 꽃을 마주하며 오늘 하루 그동안 봐왔던 꽃보다 더 수많은 꽃에 파묻혀 지낸 것에 감사했다.
연천에 온다면 들러보게 되는 한옥카페
오늘로써 4번째 방문인 것 같은데 와본 중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 빵이 없어 음료만 먹고 왔다.
사람이 많아 하늘과 처마에 매달린 청사초롱등을 찍어 본다.
음료를 마신 후 늦은 점심을 3시가 다 되어서 찾아간 맛집 그런데 아직도 웨이팅이 있다.
전곡에 뜬금없는 생선구이집 일반적으로 석쇠에 구워지는 것이 아닌 화덕에서 구워지는 생선이라
기름기가 쫙 빠진 것이 쫄깃하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고등어와 볼락을 시켰는데
쥔장이 직접 뼈를 발라준다.
마지막을 찾아간 곳은 재인폭포 예전에는 좌측에 보이는 전망대에서 잠깐 내려다보고 폭포 아래로 직접 내려갔는데
그동안에 이런 출렁다리를 만들어 재인폭포를 바로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한탄강으로 내려가는 계곡의 모습도 보이고 다리를 건너 좌측에 보이는 데크를 따라 내려가면
폭포 가까이 내려가 관람이 가능하다.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도 이런 데크길이 있어 폭포로 내려가지 않고 따라 올라가 본다.
이곳에는 폭포 위에 숨어 있었던 선녀탕이 있었다. 예전에는 이곳에 아예 들어오지도 못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이미 한기가 몸을 엄습했지만 피곤함도 잊은 채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던 중
동이대교에서 마주한 일몰이 너무 멋져 와이프에게 부탁해 찍은 사진
오랜만에 밤의 문화를 보고 싶어 들러본 카페 늦은 시간까지 많은 손님이 있었고
이곳도 오늘 수많은 손님이 들렀는지 베이커리는 하나 도 없다.
오늘 하루의 즐거운 감성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며 멋진 기산저수지의 야경으로
14시간의 쉼 없는 오늘 여행의 마침표를 끊었다.
10월 12일 다음 메인에 또다시 네번째 여행기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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