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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22년

2226 - 걸어갈 결심/원수골

by *로빈* 2022. 11. 7.

어제는 불타는 단풍의 절정을 보고 왔다.
좋아하는 관광이었으니 피곤함도 잊고

일요일 아침 오늘도 혼자 조행을 떠난다. 11월에 들어선 들녘은 서리가 내려 하얀 이불을 덮고 있다.

원수골이 그동안 차량이 출입 금지된 관계로 접근성이 떨어져 올해 한 번도 들어가 보지를 못했다.
법천 소공원에 차량을 주차시키고

올해가 가기전 그와의 약속 아닌 약속을 지키려 오늘은 걸어 들어갈 결심을 한다.

떠오르는 태양의 빛을 받은 앞산은 노랗게 물들어 있다. 저아래 오늘의 포인트까지 천천히 풍경을 즐기며 내려간다.

드디어 원수골 포인트가 보이는 지점까지 내려왔다. 역시나 시절도 늦었고 접근성 마처 떨어지니 아무도 없다.

오늘 이너른 들판을 나 혼자 전세 내었다.

8시가 다된 시간임에도 아직도 물안개는 조금 피어오른다. 부론의 앞산에도 산 그리메가 보인다.

누군가가 정성들여 만들어 놓은 돌어항의 규모로 봐서는 어느 정도 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원수골의 여러 여울중 나는 상류의 빠른 물살 지역을 선호한다.
이곳이 설망을 깔고 낚시를 할수 있는 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8시 드디어 적당한 자리에 포인트를 잡고 대추하나 물리고 수장대를 꽂았다.

들어오기전 한쪽이 터져 있는 돌어항을 보수하고 들어왔다. 오늘 이곳에 몇 녀석이나 들어앉힐지 궁금하다.

이곳의 물색은 아주 맑았다. 청태는 이제 서서히 잦아들어 이제 20% 정도만 남아있는것 같다.

이미 떠있던 해가 서서히 하늘로 솟아 올라 바다의 일출처럼 해살을 남한강 물속에 비친다.

입수한 지 30분 정도 지났는데 생명체의 느낌이 전혀 없다.

혼자이기에 한껏 기대감을 갖고 깻묵도 한 망 전부 넣어 가지고 왔는데

해가 서쪽으로 이동해 햇살이 없어져도 도무지 입질이 없다.
다른 곳으로 출조했다면 이미 출조지를 바꿀 생각이 있었겠으나
원수골의 장점은 떠나가기가 싫다. 무한정 인내를 갖고 계속해보기로 한다.

입수한 지 1시간 반이 지나 설망앞을 뒤지기를 무한정 시도하던 중 드디어 입질을 받았다.
들어올 때는 많은 조과를 기대했지만 지금은 꽝을 면한 것만으로도 고맙다.

11시가 넘어서니 사방에 햇살이 넘친다. 아침 도착했을 때는 0도의 기온이었으나 바람이 불지 않아
그리 춥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등이 따뜻해진다.
수온이 조금 올랐을 것 같다. 수장대를 바깥쪽으로 옮기고 흘림낚시를 시도해본다.

위쪽의 얕은 여울에도 왜가리 나와 물고기를 노리는 것이 적당히 수온이 올랐다는 증거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신경을 집중하고 다시 채비를 흘러내려 보낸다.

드디어 첫수이후 2시간 반 만에 20여 미터 지점에서 한 녀석이 냅다 물고 튄다. 그런데 힘이 장난이 아니다.
크기와 빵이 엄청나다 잉어의 체격에 가깝다. 다만 길이가 7자에서 조금 모자란다.
힘쓰는 조폭 누치 덕에 손맛 한번 진하게 봤다.
처음 녀석은 그사이 월장하여 또다시 한 마리

오늘 참 여러 가지 한다. 혼자이기에 사진을 찍을 수가 없는 랜딩 장면을 이렇게나마 찍어본다.

한 시간 후 한 마리가 20미터 지점에서 화답해 준다. 두번째 녀석도 월장 다시 또 한마리
이로서 오늘 일당은 했다.

이제는 집에 가야 하나 하며 일단 줄을 흘려 보는데
10분이 지나지 않아 수중에 떠 있는 채비를 확 낚아채가는 녀석이 있다.
이번에는 가까이 끌어들인 후 사진을 찍어본다. 랜딩 하랴 사진 찍으랴 바쁘다.

마지막 4수 랜딩 성공 서서히 등 뒤로 바람이 불어온다.
이쯤이면 집에 갈 타이밍을 정해야 할 시간

이제는 위쪽의 여울에 해살이 비춘다. 창공에는 역시 스카이 다이빙이 한창이다.

녀석들을 돌려보내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나온다. 원수골의 가을 참 예쁘다.

자전거 도로로 편히 드나들기 위해서는 저위로 올라가면 된다. 3000보 약 2km의 거리
매일 만보 걷기 운동을 실천하다 보니 이 정도는 일도 아니다. 게다가 길도 아주 편해 좋다.
오히려 이곳이 계속 이곳을 통제한다면 혼자 일 경우에는 더 편하다고 생각된다.
운동도 하고 환경도 지켜지고 취미도 즐길 수 있으니 여러모로 좋다.

나오려고 채비를 정리하는 순간 막혀있던 곳에 개구멍이라도 생겼는지 차량이 한대 들어온다.
이곳에 찾아오는 분들 만이라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

원수골 그동안 홀대하여 미안하다. 그래도 반겨 줘서 고마웠다. 이제는 내년에나 보자! 내년에는 더 많이 사랑해줄게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오후 1시 반 정도에 나와 집으로 출발한 시간이 2시 30분경이었는데 역시나
나와 마찬가지로 단풍 상춘객은 아직도 많았는지 2시간이 넘게 걸려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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