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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22년

2227 - 22년 납회 모임 / 목계여울

by *로빈* 2022. 11. 14.

 

거의 매일 올라 다니는 동네 뒷산에도 이제 초겨울의 정취가 느껴진다.

해마다 이맘때면 조우들이 모두 모여 납회를 한다.
올해는 바로 오늘이 그날이다.
인원이 많기 때문에 항상 출조지 걱정이 가장 먼저 앞선다.
추운 겨울이기에 7시 도착을 목표로 목적지로 향한다.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해가 서서히 떠오른다.
오늘은 초겨울 날씨 답게 약간 흐리지만 비는 오후늦게 올것으로 예보되어 있다.
그런대로 일기 상태는 괜찮아 보인다.

누가 있지는 않을까? 반신 반의 하며 들어왔는데 아무도 안 계시다.
지난 10월 22일 막내를 제외한 4명이 와서 재미를 좀 봤던 곳인데
일단 오늘 조행의 절반은 성공했다.

돌어항은 터져 있고 아직 아무도 입수를 하지 않았다.

조금 먼저 도착해 있던 원재가 일찍 들어가 수장대를 꼽는데 한 10여 분동 안 제대로 세우 지를 못한다.

흐린 날이었지만 그사이 잔뜩 깔린 구름 사이로 해님이 살짝 인사를 해준다.

제일 안쪽에서 강한 물살에서 잘 견디던 교통사고 전문 조사 원재가 드디어 입질을 받았으나
완전 할리우드 액션 다 와서 털린다.

또 다른 조사 한분이 들어오셔서 오늘 이곳의 조사는 모두 6명

잠깐이나마 인사하던 해는 아예 얼굴 보여줄 생각도 없고
기대와는 달리 한 두 번의 입질은 있었으나 제대로 낚은 조사는 아직 없다.

아직 아침도 안 한 상태라 8시경 입수한 상황에서 두어 시간 동안 헛챔질 후
아점을 먹기로 하고 모두 나왔다.
그동안 늙은이 잘 데리고 다녀 줘서 고맙고 지난번 7자를 잡은 턱을 낼 겸 모두에게 선물을 하나 준비했다.
역시 선물은 좋은가 보다 베가의 미소가 이렇게 흡족한 경우가 있었나 싶다.

내가 평소 가지고 다니던 텀블러인데 내구성이나 질적인 면에서 검증된 제품이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다시 모두 집중을 한다.

해가 등 뒤로 옮겨와 서서히 등이 따듯해지는 시간

안개도 모두 걷혀 기대감이 살짝 높아지는 시간에

오늘도 제일 늦게 도착해 맨 바깥쪽에 섰던 베가가 드디어 첫 입질을 받아낸다.

재 볼 필여가 없는 7자다. 베가에게 이제 사이즈는 의미가 없다.

혼자 오신 분이 우리 식사 시간에 2마리를 잡아 돌어항에는 모두 3수째

열심히 꾸준히 흘림낚시를 하는 조사들 사이에서 지난번의 경험으로
설망낚시를 계속 시도하던 중 설망앞 3미터 지점에서 강한 입질이 드디어 들어왔다.
머리를 들어 보는 순간 대물임을 직감한다.

3주 전 조행에서 올해 아니 생애 최대의 누치를 이곳에서 낚았는데 오늘도 또 기록하는지 궁금했다.

물가에 나오니 베가가 가로로 들어보라고 권유해서 들어보니 꼬리가 축 늘어진 게 대물임이 틀림없다.

역시 양 꼬리가 모두 7자가 넘는 양 7자 71.5센티 올해만 3번째 7자다
7자 턱을 내어서 그런가? 7자가 또다시 인사해준다.

오늘도 남한강이 전체적으로 조황이 좋지 않은지 11시경에 건너편 여울에도 두 분이 입수한다.

7자를 잡고 10여 분 만에 설망 바로 앞에서 다시 두 번째 입질을 연달아 받았다.
돌어항에 한 마리 두 마리 식구가 늘어난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가는 시간 오후 늦게 비가 예보되어 있어
낚시할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이번에는 찐이다. 확실한 입질을 받고 흥분 상태로 밖으로 나온 원재
혹시 몰라 천천히 랜딩 하는 것을 한참 지켜본 후에야 나도 따라 나왔다.

저도 드디어 오늘 첫수 낚았습니다.

흐려서 그런지 미세 먼지가 높아 그런지 전경이 뿌옇다.

조과는 훌륭하지 않지만 그래도 납회이니 모두가 오랜 시간 동안 집중을 한다.

3주 전에는 참석치 못한 막내 애프터가 드디어 입질을 받아냈다.

잡아 올리자마자 견지대부터 재어 본다.
틀림없는 대물

얘도 7자 오늘 5명 중 3명이 7자를 잡았다.

우로는 원재와 미산

좌로는 애프터와 베가
올해도 함께해줘 고마웠습니다.

오후 3시쯤 기상 위성을 보니 여주에 비구름이 몰려 있다.
서둘러 여울을 빠져나온다.
제일 마지막으로 나오면서 목계를 향해 인사한다. 올 한 해도 고마웠다.

평소 같으면 귀가 시 교통체증이 걱정돼 일찍 나왔겠지만 오늘은 다르다.
만난 지 10년이 모두 지난 조우들과 처음으로 1박 2일 납회를 계획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묵었던 펜션 모습
저렴한 가격에 남자들끼리 있기에는 무난했던 펜션
기회가 되면 자주 올듯하다.

내가 후배들을 위해 미리 알아놓은 충주 수산에 가서 제철 횟감 방어, 광어, 우럭이 모아진 모둠회를 사 가지고 왔다.

사기 힘들다는 원소주를 미산이 준비하고

펜션에 미리 준비를 부탁하니 2만 원 받고 숯불도 제공해 주신다.
베가가 숯불에 맛있게 고기를 구워낸다.

원재가 준비한 미국 아닌 호주산 소고기도 묵고

내가 한창 나름 최고의 견지인에 있을 때
그 당시 초보 견지인이었으나 취미 하나로 알게 되어 오늘까지 오게 된 조우들
어떤 일이든 자신의 수준이 높아지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지만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통해서는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10여 년간 오직 견지낚시 하나로 모여 의리를 지켜온 친구들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함께 잠을 자며 회포를 풀어 본다.

제일 먼저 잠든 내가 아침 일찍 일어나 펜션 앞의 조정지 댐을 가보니
밤새 많은 비가 내린 영향으로 밤사이 댐 방류가 90톤을 늘려 172톤 방류
댐 가운데 수문을 열어 방류가 세차게 내려온다.
아침 탕거리 끓여내고 설거지까지 도맡은 애프터 덕에 밥을 잘 먹고

오전만 손맛 보기 위해 왔는데
그 많던 억새가 모두 스러져 완전 평원처럼 되어 버렸다.
계절을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

일요일 오전반을 함께 동행해준 애프터

생각지 못한 변수
밤새 방류가 늘어 물살이 조금 셀 것으로만 판단하고 내려와 자리를 잡긴 잡았는데

주변 하천에서 내려온 흙물은 괜찮았지만
쉴 새 없이 내려오는 청태와 말풀의 공격에 그래도
한수는 해보겠다고 굳건히 참고 시침을 했음에도

부질없는 청태 제거와 말풀 제거로 두 시간 보낸 후
처음 보는 공중에 비상중인 물수리를 신기하게 쳐다보다

후곡에게도 내년에 보자는 안녕을 고하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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