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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23년

2305 - 0과 1의 의미

by *로빈* 2023. 6. 19.

5월까지 집안 대소사로 인하여 개인적인 일에는 집중을 못했다.

6월이 되어서야 근 2년 만에 친구들과 운동도 한번 나갔고

지난주에는 정보의 부재로 벌건 황톳물이 흘러내리는 임진강에도 무작정 입수했지만 역시나였다.

벌써 밤꽃이 피었다 이미 져버리는 상황이 왔음에도 올해는 남한강을 가지 못해 벼르고 있던 중

6월 17일 큰맘 먹고 동트는 시점에 맞추어 아주 이른 시간에 남한강을 향해 go go!

일단 터졌다는 부론으로 와 보니 다행히 조사가 안 보인다.

원수골 접근은 어떨까 하고 입구를 내려다보니 바리케이드가 굳건히 내려져 있다.

부론의 해가 산 좌측으로 올라온다 저 해가 넘어가 별장 우측으로 이동해 여울을 비출 때까지 해볼 생각이다.

내려가 보니 한분이 입수 중이셨는데 막 랜딩을 하고 있다. 돌어항은 비었지만 희망이 생긴다.

그런데 입질이 얕은지 바로 털린다.

115톤 내외의 방류였음에도 물살은 아주 세다. 결국 바깥 여린 쪽에 서서 줄을 흘려 본다.

해가 산을 가로질러 이제 여울에 햇살이 비추어 내린다. 2시간이나 줄을 흘렸지만 결국 입질 한번 없다.

올해 남한강 첫 번째 시도는 일단 포기 고기가 나온다는 후곡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부론 여울로 가는 길이 모두 수풀이 제거된 운동장이 되어있다.

이곳도 조만간 수변 공원이 조성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후곡으로 가는 길에 강천은 비었고 정산리는 바뀐 여울 환경에 차량이 여러 대 들어와 있고 조사들도 

예전 대비 100미터 상류 쪽으로 올라와 있다. 새로 생긴 취수장 앞에 깊은 웅덩이가 생겨 위험하다고 하더니

상류 쪽에서 낚시를 하시는 것 같다.

결국 후곡으로 왔다. 조사들의 발길이 뜸했는지 여울로 가는 길은 수풀로 덮여있다.

매번 이 길을 들어설 때 마치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기분을 느낀다.

이럴 수가! 조사만 11명 그래도 터가 넓어 설자리는 있다.

다행히 누치가 돌어항에 들어 있다. 희망이 솟구친다.

올해 지금 까지의 조행은 보통 오전 3시간 정도하고 끝낸 것이 대부분이다.

오늘은 부론 2시간 포함 총 6시간을 흔들었으나 결국 입질 한번 못 받고 끝냈다.

부론은  오후 수온이 조금 오른 시간에  여울이 여린 후곡은 아침 이른 시간에 입질이 있는 것 같다.

결국 엇갈린 시간에 두 군데를 왔다 갔다 한 것 같다.

개체수가 적거나 이른 조행에서는 실력의 문제보다 그날의 운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

집어가 되어 입질한다는 것보다는 우연의 일치가 그 시간에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꽝과 1마리는 0%와 100%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오늘의 수확은 게으름에 2년 전 알리에서 구매한 세탁망에 설망줄만 교체해서 써본 설망인데

크기도 적당하고 아주 좋다. 내구성만 받쳐 준다면 애용할 것 같다.

점심 먹으러 간 부론의 중국집 막내가 사준 자장면을 잘 먹고 나오며

처마밑의 제비집에서 오랜만에 어린 제비를 보고 오후 행운을 바랐지만

오늘의 운은 0% 였다.

후곡의 상징 개망초 꽃을 찍으며 다음을 기약해 본다.

하루의 해가 길다.

올해 총 8번의 조행에서 조과가 있던것은 단 2번 타율이 아주 저조하다.

실망할 법도 하지만

다행히 그 많던 조사 분들 다 빠지고 홀로 분전하는 모습을 애프터가 찍었다.

아직 마음속의 열정이 숨어 있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기쁘다.

집에 오니 긴 시간 뙤약볕에서 늦게까지 설친 게 표시가 났는지 얼굴이 왜 이렇게 탔냐고 한마디 들었다.

오늘밤 꿈속에서나마 이런 조과를 이번주에는 기대하며 잠든다.

건강은 계속되어야 한다. 나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무더위에 집 뒤의 공원에도 분수가 올라온다.

그렇다 여름은 조사를 위한 계절이다. 이제 날갯짓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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