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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2023년

2314 - 올해 최고의 조행 / 부론여울

by *로빈* 2023. 11. 16.

올해 처럼 기상 이변으로 인해 견지하기 어려운 해도 없었다.
그로 인해 나는 어쩌면 계절이 속절없이 가는것을 야속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이번주 날이 가장 좋다고 한 날 무작정 떠나 본 조행길

 
가장 이곳이 최적지일 곳이라 생각해 점지한 장소
작년 7월에 오고 근 15개월 만에 다시 찾은 부론여울
지난 장마에 접근로도 무너지고 여울가가 급속히 깊어져 조사가 들어가기 위험하다고 해서
오기가 꺼려 지던곳
그런데 지금은 방류 58톤으로 분명 수심이 낮아져 있을터
지금이 아니면 내년을 또 기약해야만 하는 생각때문에  조행지로 선정했다.

 
아직도 사방이 잘 분간이 되지 않는 상황에 서두르지 않고 
마지막 남은 깻묵을 정성들여 깨 본다.
좋은 깻묵에 녀석들이 마구마구 반응해주길 기대하면서

 
장비 들러 메고 내려가보니 아직 안개속이라 방향을 제대로 못잡고 가는 길을 조금 헷갈렸다.

 
차가 들어가서 자리를 펴고 놀던 곳에 조그만 웅덩이가 생겼다.
나무도 이리저리 쓰러져 있어 걸어 들어 가기에도 힘들다.

 

어디다 수장대를 꼽아야 할지 생각해본다.
여울가 수중이 깊다고 했고 
여울에서 어디까지 들어가야하는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오리무중인 상태

 
수장대로 바닥을 찍어가며 들어가보니 생각보다는
처음에만 살짝 깊고 들어가면서는 목계처럼 향교처럼 모래가 쌓이면서
바닥이 예전 보다는 평평해져 있다.

 

자리를 잡고 30여분 우선 썰망을 깔고 시침을 해 봤으나 아무런 느낌이 없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면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이제 수온과 기온이 맞춰지는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며 기대치가 커지기 시작한다.

 
입수한 지 30여 분이 지난 후 생각보다 일찍 누치가 나를 반긴다.
남한강 대교와 물안개 피어 오르는 강을 배경으로 튼실한 누치를 든 
올해 최고의 사진이 나왔다.

 

실은 수장대를 꼽고 깻묵을 가지러 나온 사이 누군가 위에서 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상류위쪽에 나보다 먼저 오신 조사분이 계셨는데

안개로 눈치채지 못하고 내가 아래에 수장대를 꼽아 
결례를 범했는데 그분이 스스로 내려 오셔서 내 수장대 안쪽에 자리를 잡으신다.
그분이 먼저 흘림 낚시로 누치를 낚는것를 보고

나도 흘림 낚시로 전환히여 첫수를 낚았다.
돌어항도 열심히 만드시고 멋진 사진도 찍어주신 조사분께 감사드린다.

 

이후 50분에 한마리씩 입질을 해준다.
부론의 누치는 그동안 조사들이 오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아주 깨끗하다.
그리고 입질이 그리 얕지도 않다 
흘림낚시이지만 물어줄 때는 확실히 물어주고
털린 것도 2수가 있었지만 교통사고도 없는 입질을 받았다.

오후 1시까지 모두 4수를 낚았다.
이제는 안개도 물안개도 걷히고 등이 따뜻해지는 시간이 도래했다.

 
이제 피딩 타임이 올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나도 요기거리로 사 온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 본다.

 
오전보다는 확실히 입질이 활발해졌다.
1시간 단위로 입질을 해대던 녀석들이
30분 간격으로 입질을 해준다.

특히 6번째로 입질을 해준 녀석은 치고 나가는 것이 남달라
혹시 잉어 아닌가? 생각했지만 쉼 없는 밀당 끝에 건져 보니
굽은 허리임에도 크기가 남달라 보인다.

 
마침 같이 계시던 조사분의 계측자가 눈에 띄어 재보니 대충재도 7자다.

 
돌어항에 들어선 7자의 위용이 남다르다.

 
58톤의 방류임에도 중간의 물줄기는 엄청 세다.
가만히 여울을 살펴보니 예전 저 안쪽까지 들어갈 때의 여울로 모습이 점차 변화돼 가는 것 같다.
아침부터 함께한 조사분이 내 자리 안쪽에 서 계셨는데 초상권 침해 일지 몰라 수정했다.

 
6수째 7자를 낚으니 오늘 출조했을 때는 3수가 목표였는데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를 텐멍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을 바꾼다.
그렇게 하여 9수째 오늘 제일 작은 멍짜가 화답을 해준다.
짜개가 왼쪽 입술 안쪽에 박혀 있는 것이 보인다.

 
그사이 15수 이상 함께 갇혀 있던 녀석들이 돌어항이 비좁았는지 한방에 돌어항을 무너뜨리며
집단 탈주해 버린다.

 
2시가 넘어서는 다행히 20분 간격으로 입질을 해준다.
드디어 텐멍을 달성했다.
오늘은 모두 흘림낚시로 녀석들을 낚았다. 
부지런히 썰망을  흔들며 녀석들을 유인했는데
옆의 조사분은 아주 가까이 혹은 멀리서 입질을 받았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썰망을 그지점에 놓은 것처럼 딱 그 자리에서만 입질을 받았다.
15미터 넘어 흐름이 느려진 지역이다.

 
텐멍의 목표에만 신경을 쓰다 저녁 약속 시간이 있는 것을 깜빡했다.
오늘 조행 시간은 리즈 시절 때 만큼이나 오랜 시간을 낚시했다.

 
예전 차량이 드나들던 입구가 이제는 작은 오솔길로 변했다.
자연이 회복되는 것은 어쩌면 기뻐할 일이다,
부론은 이제 설사 바리케이드를 열어 놓는다 해도 걸어 들어와야 하는 것은 똑같을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 올해 최고의 조행을 선물해 준 부론
아마도 이런 것이 나를 계속 견지의 열정을 가지게 해주는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34-2-1

 

일주일후 겨울이 시작된이후 가장 온도가 높은날 오후

은혜로운 기름집에 들러 질 좋은 깻묵을 저렴하게 한판 사들고

 

평소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서 서둘것 없이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긴다.

 

햇살 좋을때 도착하니 아침의 을씨년 스러운 모습은 없고 초겨울의 전경이 눈에 확 들어온다.

 

또다시 깻묵을 곱게 깨본다. 녀석들이 맛있는 식사를 해줄것을 기대 하면서

 

내려가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분이 두분 더 있다.

오신분들이 상류에 서 있어 합류하고 한시간 여를 같이 흔들다 입질이 없어

두분 동의를 구하고 다시 아랫쪽으로 이동 했으나 두시간 동안의 짦은 시간

단 한번의 입질도 없었다.

결국 이것이 올해의 납회 인것 같다.

부론에서 최고의 조과를 거두고 부론에서 올해 마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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